글로벌모터스

자율주행 개발 韓‧美 '멈칫' vs 中 '가속'

GM,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 투자 예산 삭감
현대차, 애플 등 자율주행 기술 탑재 뒤로 연기
중국은 대규모 투자 통해 격차 줄여 나가
라이다 특허 건수 2만5000여건 미,일 앞질려

기사입력 : 2024-02-1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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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자동차 부문인 웨이모(Waymo)가 공개한 자율주행 미니밴. 사진=연합뉴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자동차 부문인 웨이모(Waymo)가 공개한 자율주행 미니밴.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포기하거나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데다 계속되는 사고로 완전한 자율주행 구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회의론이 팽배해지면서다.

하지만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행보는 대조적이다. 우주 위성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하며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라이다 기술 분야에서도 미국과 일본을 앞지르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과 미국의 주요 완성차 및 테크업체들의 자율주행 사업 투자가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자사 자율주행 무인 택시 사업부인 크루즈 투자 예산을 약 10억달러(1조3000억원)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파트너사인 미국의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앱티브는 같은 날 모셔널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지분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모셔널은 2020년 현대차그룹와 앱티브가 50대 50으로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애플은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출시를 오는 2028년으로 2년 미뤘다. 자율주행 단계도 레벨 4단계에서 2+로 낮췄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레벨3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연기한 바 있다.

이같은 투자 중단·사업 철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자율주행에 대한 실현 가능성이 어렵다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차량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그 이유로 지목된다. 지난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GM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크루즈의 무인 택시가 도로를 주행하던 중 사람이 운전하던 다른 차량과 충돌한 뒤 보행자를 치는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구글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웨이모는 최근 자전거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웨이모가 불에 타는 사건도 발생했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대중의 적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분위기가 다르다. 자율주행에 투자를 이어가며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자율주행 업체 위라이드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로부터 국가 수준 자율주행차량 면허를 취득했다. BYD는 얼마 전 열린 2024 드림데이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에 140억달러(약 18조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두는 자율주행 플랫폼인 아폴로를 개발하고 있다. 지리차는 저궤도 위성 11기를 발사하며 자율주행 차량용 위성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중국 업체들의 라이다 기술 관련 특허출원 건수도 2만5957건으로 미국(1만8821건)과 일본(1만3939건)을 넘어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은 미국보다 5년 늦은 2013년 상업용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9월 기준 중국의 자율주행차 누적 주행거리는 미국과 비슷한 7000만km에 이른다"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 김정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