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글로벌모터즈

이전

타이어 3사, 매출액 늘었지만 비용 동반상승 영업익 ‘쥐꼬리’

다음

타이어 3사, 매출액 늘었지만 비용 동반상승 영업익 ‘쥐꼬리’

주요 원료 합성고무‧카본블랙 값 크게 올라
많이 팔았지만 수익이 낮아지는 상황 발생
완성차 시장 규모 줄어드는 것도 근심거리

기사입력 : 2022-06-02 10:21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원자재값 급등에 물류비용 상승,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완성차 생산량 감소 등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국내 타이어업체들(왼쪽부터 한국타이어 아이온, 금호타이어 크루젠, 넥센타이어 엔페라 순)이 전기차 전용 타이어 출시에 나서며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각 사 취합
원자재값 급등에 물류비용 상승,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완성차 생산량 감소 등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국내 타이어업체들(왼쪽부터 한국타이어 아이온, 금호타이어 크루젠, 넥센타이어 엔페라 순)이 전기차 전용 타이어 출시에 나서며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각 사 취합
타이어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매출액은 늘고 있지만, 비용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영업이익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완성차업체들의 생산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어 타이어업체들의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지난 1분기 매출액은 모두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반대로 감소했다. 많이 팔았지만 수익이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업계 1위 한국타이어는 지난 1분기 1조790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1조6168억원) 10.8% 늘어났다. 반면 1분기 영업이익은 1261억원으로 1860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32.2%가 감소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1분기에 5330억원 어치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8% 매출액이 늘었지만, 42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

금호타이어는 7387억원의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5856억원) 대비 26.1%나 매출액을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5억원에 불과했다.

타이어 3사들이 모두 1분기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가 난 것은 비용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1분기 동안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타이어 원재료인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카본블랙, 타이어코드 등의 가격도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원자재값 급등이 결국 매출원가 상승을 가져왔고, 매출액 증가에도 영업이익 감소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실제 타이어 제조원가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의 가격이 급등했다. 천연고무 가격(한국타이어 분기보고서 기준)은 지난 1분기 톤(t)당 233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t당 213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새 9.4%나 오른 것이다.
국내 타이어 3사(한국·금호·넥센)의 지난 1분기 매출액 및 실적비교. (단위:억원 / 출처:금융감독원)
국내 타이어 3사(한국·금호·넥센)의 지난 1분기 매출액 및 실적비교. (단위:억원 / 출처:금융감독원)


주요 원료인 합성고무와 카본블랙도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매입단가가 크게 올랐다. 합성고무는 지난 1분기에 t당 243만원으로 전년 대비 7% 올랐으며, 타이어코드는 17%, 카본블랙은 무려 36%가 가격이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산비용인 매출원가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한국타이어는 1분기 매출원가가 1조3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가 늘었고, 금호타이어(6118억원)도 23.3%가 늘어났다. 넥센타이어(4657억원)도 25.0%나 급증했다.

물류비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도 타이어업체들의 주름살을 깊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금호·넥센 등 타이어 3사들은 컨테이너선을 통해 타이어를 수출하고 있는데, 최근 해상운임 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로 인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실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2870p였지만, 올해 1월 5109p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27일 기준 4175p로 조사됐다. 지난해 대비 1.5배 정도 운임비용이 늘어난 상황이다.

완성차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근심거리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촉발된 반도체 수급난으로 완성차업체들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덩달아 타이어 생산량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총 346만2299대로 집계됐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350만대 이하로 내려온 것은 2004년 이후 16년 만이다.

KAMA측은 올해에는 자동차 생산량이 36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타이어 3사는 국내 완성차 생산량이 연간 400만대 이상은 돼야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원자재값 급등에 물류비용 상승, 그리고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완성차 생산량 축소 등 악재에 시달리던 국내 타이어 3사는 결국 지난해 2월 제품가격을 3~10%까지 올렸다. 판매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상쇄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원자재값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3월 다시 비슷한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다시 결정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그러나 가격인상이 아닌 원가경쟁력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국내 타이어 3사들의 매출원가율이 글로벌 타이어업체들 대비 높기 때문에 원자재값 변동에 경쟁사 대비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글로벌 1위 타이어업체인 일본의 브릿지스톤의 매출원가율은 59%로 알려진 데 반해 한국타이어의 매출원가율은 72.7%, 금호타이어는 82.3%에 달한다. 브릿지스톤은 원재료를 직접 조달부터 제조·판매로 이어지는 공급망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매출원가율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타이어 3사들은 막대한 투자와 시일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공급망 구조조정보다 전기차용 전용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급격하게 성장 중인 전기차 시장을 목표로 삼고 시장공략에 먼저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타이어는 이와 관련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인 '아이온'을 최근 출범시켰다. 고출력 전기차를 타깃으로 삼은 아이온은 유럽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국내에는 8월부터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한국타이어는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테슬라 모델3, 폭스바겐 ID.4 등에 전기차용 전용 타이어를 공급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기아의 순수 전기차 EV6에 '크루젠HP71'과 '엑스타 PS71' 등을 납품하고 있다. 넥센타이어 역시 기아 전기차 EV6에 '로디안 GTX ev' 등을 납품하고 있으며, 전기차 전용 타이어 '엔페라 스포츠EV'를 추가로 공개하며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서종열 글로벌모터즈 기자 seojy78@g-enews.com 서종열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