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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판매량 기아 ‘레이’ 턱밑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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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판매량 기아 ‘레이’ 턱밑 추격

작년 9월 첫 출시 7개월 만에 누적판매 2만대 돌파
1분기에 캐스퍼 1만1036대‧레이 1만222대 판매
모닝은 전년 분기 대비 38%, 스파크는 78% 감소

기사입력 : 2022-04-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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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캐스퍼. 사진=현대차
현대차 캐스퍼.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의 누적 판매 대수가 2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9월 첫 출시 후 불과 7개월만이다. 디펜딩 챔피언 기아 레이와의 판매량에서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며, 경쟁모델인 쉐보레 스파크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캐스퍼는 같은 집안인 모닝과 베뉴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판매 대수를 집계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 소형 SUV 캐스퍼는 지난 3월까지 총 2만922대가 판매됐다. 최근 차박 등 인기로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던 기아 레이(2만1972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캐스퍼는 지난해 9월 출시됐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탄생한 이 모델은 2만5000여대에 달하는 사전 계약 대수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 모델은 지난해 9월 162대가 팔린 것을 시작으로, 10월 1733대, 11월 4008대 등이 팔리며, 꾸준히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해가 바뀌어도 인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증가했다. 캐스퍼는 올 1분기(1~3월) 1만1036대가 팔리며, 신차 등록 승용차 순위에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레이는 같은 기간 1만222대로 한 단계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어느새 국내에서 판매되는 경차 모델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이 된 것이다.

덩달아 경차 전체 판매량도 상승세다. 올해 1분기 국내 경차 판매량은 3만278대로 전년 동기(2만5249대)에 비해 약 20% 늘었다. 지난 2018년 3만3874대의 판매고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던 경차 시장이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소형차는 30%, 준대형차는 18.4% 줄어든 것과 비교해봐도 고무적인 수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모델의 판매량을 흡수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연일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는 캐스퍼, 레이로 인해, 경차 시장은 커졌지만, 경쟁 모델인 모닝과 스파크의 판매량은 줄었다. 여기에 캐스퍼의 윗급 모델인 베뉴까지 위협하고 있다.

분기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감소세가 뚜렷하다. 모닝은 1분기 6729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1만882대)대비 약 40% 줄어든 수치다. 스파크는 1748대로 같은 기간(7959대)로 78% 감소했다.

베뉴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이 모델은 2450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4199대)과 비교하면 50%가 떨어졌다.

캐스퍼의 인기는 경차 시장을 부흥시키기는 했지만, 일부 모델 판매에 악영향을 주는 이른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카니발라이제이션은 한 기업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뜻한다.

같은 회사 내 제품 간 판매간섭은 단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기아가 지난해 상반기 스토닉과 쏘울을 단종한 것도 셀토스에 크게 밀렸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차량의 최신화와 고급화, 여기에 차박·캠핑 등 레저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활용도가 높은 차량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먼저 경차 시장은 신차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경차 시장은 신차가 없었다. 꾸준히 연식 변경이 이뤄졌지만, 최신의 차량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제 현재 판매되고 있는 모닝은 2017년 출시된 3세대 모닝의 상품성 개선 차량이다. 레이는 지난 2011년 선보인 1세대 모델의 부분 변경 모델이며, 스파크는 2015년에 출시된 상품성 개선 모델이며, 베뉴는 지난 2019년 출시됐다.

4가지 모델 모두 부분 변경과 연식 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꾸준히 개선했지만, 최소 3~11년의 연식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캐스퍼는 지난해 9월 첫 출시된 일명 '따끈따끈한 신차'다.

성능 고급화도 한몫했다. 최근 경차에는 첨단 운전자 보조장비가 대부분 들어간다. 모닝의 경우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충돌방지 보조를 비롯해 차로 이탈 방지 기능까지 있다. 캐스퍼에는 이보다 업그레이드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까지 들어간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면 접촉이 줄어들면서, 차량을 이용해 레저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주효했다. 실제 캐스퍼는 작은 차제에도 불구하고 차박(차+숙박)이 가능한 차다. 세계 최초로 1열 시트도 모두 접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최근 레이의 판매량도 이런 영향으로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실제 레이는 베뉴보다 너비는 작지만, 높은 차체와 동일한 축간거리로 캠핑용 차량으로 많이 판매되고, 개조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캐스퍼의 등장은 침체되어 있는 경차 시장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며, "PBV 시장의 확대와 저렴한 취득세 등 경차만이 가지는 이점들이 함께 시너지를 발휘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캐스퍼와 레이의 판매량은 늘어나지만, 이와는 반대로 모닝, 스파크 등 정통 경차 모델들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이후 연식변경 또는 풀체인지를 통해 상품성 강화에 나서야한다"고 덧붙였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김정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