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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모터쇼, 모빌리티 전환 해답 될까?

기사입력 : 2024-02-15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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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24' 현대차, 기아 부스. 사진=뉴시스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24' 현대차, 기아 부스. 사진=뉴시스
자동차 업계 축제의 장으로 불리는 모터쇼의 최근 분위기가 시원치 않다.
격년으로 열리는 서울·부산의 행사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국제 모터쇼의 위상도 한참이나 떨어진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자동차인들의 축제 ‘모터쇼(오토쇼)’ 일부가 사라지거나 변경, 혹은 축소되며 진통을 겪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전기차 전환기에 따른 일종의 필연적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압도적이다.
이대로라면 10년 이내 모든 전통적 모터쇼는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단편적인 원인으로는 환경 문제가 꼽힌다.
업계는 이에 대한 인프라 개발을 한창 진행 중이다. 전기차는 물론 수소차 등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들은 비싼 제조 비용의 한계로 하드웨어를 단순화하고 소프트웨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제조사들의 소프트웨어 개발은 초기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한 번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해 둔다면 향후 변수에 대응하기 쉽다는 이점을 갖고 간다. 이런 연유로 기존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던 모터쇼는 변화가 필연적이라는 것. 실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등에 영향력을 빼앗기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문을 여는 ‘2024 시카고 국제 오토쇼’는 매년 개최되며 100년이 넘은 전통적인 모터쇼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혔지만, 코로나19 탓에 3년을 쉬었다.
지난해 정상 규모로 재개했으나 분위기는 예전만큼 활기를 띠지 않았다. 매년 100만 명 이상 오갔던 관람객이 30만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통상 시카고 모터쇼에 뒤이어 개최하던 제네바 모터쇼는 지난해 10월 카타르 도하로 자리를 옮겨 행사를 진행했으며, 30여 개 브랜드 18만 명이 찾았다. 다시 올해 스위스 제네바로 옮겨 개최하는 ‘제네바 모터쇼 2024’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참가를 결정한 완성차 업체는 르노, 다치아, MG, BYD, 이스즈, 루시드 6개사가 전부다.
업체들이 바라보는 모터쇼의 시각이 달라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국가 간 자동차 무역분쟁을 두고 갈수록 심각해지는 정치적 국제관계가 이어지는 것도 영향이 있다.
대부분 유럽차 제조사들이 미국의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제조사들 역시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조금 다른 의도로 지난해부터 제네바·파리·뮌헨·도쿄 등 주요 글로벌 모터쇼에 모두 불참하고 있다. CES에 힘을 쏟아부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치러진 CES 2024에 임직원 1000여 명을 참관단으로 파견했고, 전시장 규모도 축구장 크기로 마련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도심교통(UAM)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 등을 총망라해 한 자리에서 선보이기 위함이다. 이런 행보는 현대차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 사이에서도 있는 일이다.
더불어 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 중심의 PBV(목적 기반 자동차)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정체성을 굳히기 위함이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서울모터쇼와 부산모터쇼는 이미 사라졌다. 두 전시 행사는 모두 ‘모빌리티쇼’로 전향했으며 선박과 항공산업 분야를 포함해 새로운 전시 형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이미 부정적이다.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들이 불참하는 가운데 지속가능성이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부문에서의 박람회는 한계가 있다.
요즘에는 신차 출시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로 진행하는 게 트렌드다. 앞으로 국제 모터쇼는 일부만 살아남게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