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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멸종위기보호종, 디젤 세단 푸조 508...희소성 외 장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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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멸종위기보호종, 디젤 세단 푸조 508...희소성 외 장점 발견

멋과 재미, 실용성이 살아 있는 합리적인 선택
2.0 디젤과 맞붙어도 부족함 없는 1.5 블루HDi
세단이면서도 의외로 역동적인 스타일과 느낌

기사입력 : 2023-11-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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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8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푸조 508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디젤 퇴출에도 꿋꿋이 버티고 있는 푸조 508 세단이다. 디젤 엔진 고유의 떨림이 심하니 혼유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이다. 얼마 남지 않은 디젤 엔진은 이제 장점이자 단점이 됐다. 장점은 디젤 고유의 운전 감성과 연비. 단점은 아주 분명하게도, 대중에게 의도치 않게 외면받고 있다는 점이다.

스텔란티스 부활 프로젝트로 푸조가 조금씩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크로스오버 타입의 408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단 취향을 가진 고객들은 여전히 508를 염두에 두고 있기도 하다. 사실 기자도 세단 타입을 선호하는 편인데, 패스트팩 스타일로 전반적인 이미지도 꽤 세련됐다고 생각한다.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은 너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 했다는 DRL 정도다.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은 프레임리스 도어다. 대체로 프레임리스 도어는 실내 소음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푸조 508에서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다. 운전을 하고 있다보면, 풍절음이나 노면소음보다는 오히려 우렁찬 엔진음이 더 많이 들어오는 느낌이다. 엔진음이 거슬릴 때는 포칼 오디오 시스템을 작동해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다. 아이들 상태라도 동승자와의 대화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디젤 엔진음은 정감이 있다. 508은 크지 않은 1.5 블루HDi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만, 퍼포먼스에 아쉬운 부분은 없다. 엔진 기술력에서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엔진은 508에서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는 30.61kg·m를 발휘한다. 제원상으로 큰 기대는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실제 만족감은 생각보다 더 큰 편이다. 스포츠 모드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에 못지않은 출력과 토크감이 느껴진다.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운전의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508은 차체 길이가 4750mm에 휠베이스가 2800mm이며 무게는 1505kg에 불과하다. 작고 가벼운 만큼 움직임이 눈에 띄게 민첩하다. 참고로 강력한 대항마(유일하기도 한)인 폭스바겐 아테온의 경우 2.0 TDI(디젤) 엔진에 DCT 7단 변속기, 최고출력 200마력에 40.8kg·m의 토크, 그리고 4865mm 차체 길이, 2840mm의 휠베이스, 1680kg의 공차중량이다. 종합해보면 핵심은 둘의 운전자가 느낄 수 있는 퍼포먼스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508은 괜찮은 수동모드도 지원한다. 민첩한 움직임을 배가하는 요소다. 매뉴얼 모드를 선택하면 변속은 패들시프트로만 가능한데, 이를 작동하는 방식이 꽤 쏠쏠한 재미를 준다. 일반적으로 자동 기반 무늬만 수동이라기보다 수동을 위한 진정한 수동 방식이다.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바이 와이어’ 기술이 적용된 EAT 8단 변속기지만 아날로그 향기가 묻어나는 것이 인상적이다. 쉽게 말해 변속을 원하지 않을 때는 운전자의 한계치까지 엔진 회전수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508은 경제성까지 잡았다. 알뤼르, GT, GT PACK 세가지 모델 중 알뤼르와 GT의 복합 연비는 17.2km/ℓ를 기록한다. GT PACK 역시 15.6km/ℓ인데, 아테온보다 1.8, 0.2km를 더 달릴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가격은? 5880만원부터 시작하는 아테온을 가볍게 누른 4590만원부터 시작하며 상위 모델인 GT PACK 마저도 5390만원이라는 경쟁력을 갖췄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장(프리이엄으로 가지 않는 이상)에 디젤 세단의 선택지가 매우 매우 빈약하다는 점이다.
푸조 508 인테리어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푸조 508 인테리어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