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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효율성 업그레이드한 폭스바겐 ID.4, 1년만의 재회...정확한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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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효율성 업그레이드한 폭스바겐 ID.4, 1년만의 재회...정확한 평가는?

감회가 새로운 디자인, 무난하면서도 세련되고 젊은 느낌
가속 성능에서 손해 없이 효율성 끌어올려 업그레이드 주행

기사입력 : 2023-10-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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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ID.4.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폭스바겐 ID.4.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출시 1주년을 맞은 폭스바겐 ID.4를 시승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 26일 ID.4의 시승 행사를 진행하면서다. 보통 출시된 지 한 해가 되면 신차의 진가가 드러나는 법이다. 다소 주춤해진 상황에서 “차근차근”을 외치며 여유로웠던 샤샤 아즈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의 조급함이 살짝 드러난 것 같기도 하다.

가평 일대를 달린 ID.4는 1년 전과 마찬가지로 가속이 시원시원하다. 답답함은 찾아볼 수 없다. 에코, 노멀, 스포츠의 주행모드도 갖추고 있는데다 운전 재미도 제법 있는 편이다. 크지 않은 클러스터는 바이크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원가 절감의 흔적이 보이지만, 필요한 정보를 꼼꼼히 담았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 뒤편 변속 레버의 사용이 어색하지만, 실내 공간 활용도를 높였으니 굳이 지적해야 할 부분도 아니다.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전기차 느낌이 물씬 풍긴다. 부드럽고 잽싸다. 그냥 유속이 조금 빠르다는 느낌과 비교된다. 모터가 돌아가는 불편한 소리를 내지 않는다. 요즘엔 보행자를 위해 전기차에 일부러 소리를 만들어 낸다고 하는데, 차라리 운전의 여유를 가지는 데는 없는 게 나을 성싶다. 토크가 넘치는 전기차들은 가속 페달의 깊이를 재는 데 어려움이 있으니 내 몸의 뉴런을 좀 더 깨우는 편이 운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에서다.

그러고 보니 전기차가 우리 생활에 가깝게 들어오기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직은 전기차라는 걸 제대로 평가하는 데 부족한 시간이다. 어떤 이들은 전기차를 극도로 싫어하기도 한다. 감성 드라이빙이 어렵다는 이유다. 정숙성을 따지는 게 아니다. 엔진이 돌아가는 진동의 효과가 이질적이라는 점에서다. 4행정 피스톤의 반복 운동은 리드미컬한 진동을 운전자에게 전달하는데 전기차는 그게 없다. ID.4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시승을 이끈 인스트럭터의 말도 일리가 있다. 위와 같은 논리로 본다면 전기차와 내연차의 비교는 무의미하다. 전기차부터 운전을 배운 이들이라면 이해가 되지 않는 설명 방식이기도 하다. 폭스바겐의 ID.4는 시장에 서둘러 나오면서 뭔가 빠트린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잘못되진 않았다. 부족한 부분은 폭스바겐답지 않은 세심함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회생 제동을 필수로 하는 주행 질감이다. 테슬라 역시 놓친 부분이다.

앞서 같은 그룹의 아우디 Q4 e-트론도 시승해봤다. 가격은 소폭 비싸지만, 만족감은 가성비를 타격한다. 그들의 노력은 아주 내연기관 엔진 차와 가깝게 만들겠다는 노력이었다. 일부 기자들은 원페달 방식을 극찬하지만, 평지에서조차 타력 주행을 일삼았던 수동변속기 시대 원시인들은 쉽게 적응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ID.4는 그나마 테슬라보다는 낫다. 테슬라 역시 이제는 OB들을 이해했는지 회생 제동 모드를 끄도록 소프트웨어를 수정했다고 한다. 운전자가 꼭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 아니라면 회생 제동은 언젠가는 개선될 사안인 것도 분명하다.

회생 제동을 제외하고는 승차감 등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무게 중심을 잡는 능력도 타 브랜드 전기차들보다 뛰어난 편이다. 포근하게 감싸는 시트의 느낌도 여기에 한몫을 한다. 차급에 비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제동 능력에서는 살짝 무게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 역시 변명거리는 있다. 구조적으로 전기차가 대부분 무게감이 있는데다, 이를 바로잡으려면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운전 습관을 기르기에도 이 정도 세팅이 적절할 수 있다는 말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주행거리가 20㎞ 정도 더 늘어났다고 했다. 배터리는 87% 충전돼 있었고 출발 전 주행가능 거리는 418㎞였다. 시승 주행한 거리는 53㎞. 남은 배터리 양은 77%에 더 갈 수 있는 거리는 384㎞를 나타냈다. 실제 주행거리보다 에너지가 적게 소모됐다. 전비는 7.4kWh 기록, 수치상으로는 제원보다 더 잘 나온 셈이다. 배터리 효율성은 전기차마다, 계절마다, 운전 습관마다 다르니 구매 전 꼼꼼히 따지고 살펴봐야 할 문제다. ‘효율성’. 사실 이게 전기차 가격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폭스바겐 ID.4.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폭스바겐 ID.4.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