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안갯속 또 다른 국제모터쇼, ‘부산모터쇼’의 미래는?

관람객 줄고 주최 측 관심도 줄어 유지 타당성 부족

기사입력 : 2023-04-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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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부산국제모터쇼가 치러진 벡스코 전시장. 사진=부산국제모터쇼 조직위원회
2022 부산국제모터쇼가 치러진 벡스코 전시장. 사진=부산국제모터쇼 조직위원회
서울모터쇼와 더불어 대한민국에서 치러지는 국제적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부산모터쇼다. 서울모터쇼와는 격년으로 한 해씩 서울과 부산 지역에서 각각 개최된다.

부산모터쇼 역시 초기에는 관람객 수가 서울모터쇼에 못지않을 만큼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다. 지난 2001년 첫 회부터 시작해 개최 2회째 벌써 100만 관객을 돌파해 규모를 7회째까지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로 행사가 취소됐으며 지난해 모터쇼에서 최악의 결과를 맞닥뜨렸다. 국산차에서는 현대차그룹, 수입차에서는 BMW그룹만 참가해 총 6개 브랜드 차종만 완성차로 전시했다. 이들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기록했다.

부산모터쇼의 주최는 부산시이며, 주관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벡스코가 맡는다. 주최가 지방 공기관이다 보니 일부 수입차 등 업체에 전가되는 참가 압박이 심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지난해에는 벤츠코리아와 르노코리아의 불참이 도마에 올랐는데, 벤츠코리아의 경우 수입차 1위를 지켜오며 여러 사회공헌활동까지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부산모터쇼 참석만큼은 인색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원인은 조직위의 압박이 있었다는 추측에서 비롯됐다. 벤츠코리아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매뉴얼에 따라 참가를 결정한 것이라고 대응했지만, 부산시는 언론을 통해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1위로서 관람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셈이지만, 부산모터쇼 조직위는 한때 벤츠코리아 불참에 대해 '마라톤 행사로 퉁치려고 한다'고 표현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모터쇼로서 참가 업체 섭외 부문에서도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며 합리적인 사고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작은 나라에 두 개의 모터쇼가 있는 것도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다가 부산모터쇼는 서울과 달리 모빌리티쇼로의 전향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주최 측이 부산시여서다. 최근 국제적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범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조직위 개편 방안은 더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4일부터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부산을 방문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부산시 전역에서 행사 유치 열기가 돌고 있지만, 모터쇼에 대한 분위기는 감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상태로 반쪽짜리 모터쇼가 추진된다면 규모가 줄어드는 모터쇼를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치러야 하는 수입차 참가 업체들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서울의 모빌리티쇼와 같은 맥락으로 보아 다른 돌파구를 찾는다면,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방안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해양수산·조선 및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경남 지역에 다수 몰려 있는 만큼 B2B에 집중할 수 있고 전문성을 띤 전시회를 주최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의견이다. 부산모터쇼는 서울모빌리티쇼와 달리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의 인증은 받지 못했는데, 이는 OICA의 규정상 1개국에 하나의 모터쇼만 공인을 해주기 때문이다. 서울모빌리티쇼는 부산모터쇼가 시작도 하기 전인 1997년에 이미 OICA 인증을 받았으며 KAMA가 주축으로 담당해 왔다. 이런 점으로 미뤄보아 부산시가 모터쇼 주최를 KAMA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갖는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