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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현대차그룹 광폭 행보, 속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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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현대차그룹 광폭 행보, 속도 높여라”

기사입력 : 2019-10-02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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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
김필수 교수.
지난해 하반기 정의선 현대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그룹과 현대자동차의 경영을 도맡으면서 현대자동차의 성장세가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의 주력인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매출 50조9534억 원,영업 이익 2조626억 원, 반기순이익 1조953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8%(3조8051억 원), 26.4%(4305억 원), 25.3%(3987억 원) 증가했다. 이는 국내 10대 기업 가운데 올해 상반기 유일한 실적 상승세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감소한 실적 하락세를 극복했다.

여기에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증가폭은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 -11.2%, 2위 도요타 -4.1%, 3위 제너럴모터스(GM) 104.2%, 다임러 25.7%, 포드 99.3% 등보다 월등히 탁월할 전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1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1.2% 증가할 전망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전기자동차와 고급 차량 라인업을 강화하고, 판매에 주력한 게 주효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1일 만났다.

- 정 수석부회장이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 네 맞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자율주행차 업체 액티브와의 합작회사 설립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총 투입금액 4조8000억원 가운데 2조4000억 원을 현대차가 담당하는 데요,
미래 먹거리를 선제적으로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2년 전 전장부품사업 진출을 천명하고, 미국 오디오·인포테인먼트 등의 선두 주자인 하만을 9조 3천억원에 전격 인수한 사례처럼 ‘신의 한수’라 할 정도로 확실한 미래 방향을 잡았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이라고 할 정도로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 그렇죠? 과거의 10년보다 앞으로의 1년이 빨리 바뀔 정도로 기술의 집적도가 높아지고 있고 자동차의 쓰임세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융합적인 역할과 기술적 진전도가 획기적으로 변모하면서 미래의 자동차 세상을 누가 지배하는 가도 중요한 흐름입니다.
130여년의 자동차 역사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잘 버텨왔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자율주행차, 카쉐어링이나 라이드쉐어링 등 공유경제가 활성화 되면서 사업 모델과 산업 생태계도 크게 변모할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율주행차용 라이드 센서 등 고부가가치 부품을 만드는 기업이나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이 주도권을 쥘 수도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우리가 일명 ‘GAFA’ 라고 하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닷컴 등이 미래 자동차용 소프트웨어에 큰 비용을 지불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겠죠.

▲ 맞습니다. 자동차라는 융합적인 전기전자 부품과 반도체를 움직이는 우리의 ‘정신’에 해당되는 부분이 바로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미래 자동차 산업이 주역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 미래 먹거리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이종 간의 결합이나 적과의 동침을 잘 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 누가 많이 몸을 섞는가가 성공의 관건입니다. 미래 자동차가 융합제품의 대표 산물인 만큼 다양한 장점을 가진 기업과의 공동 투자나 연구개발은 기본이고 합종연횡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쟁이 가장 가장 치열해 지는 분야가 자동차 산업이 될 것입니다.

- 다만, 우리나라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다 보니 모든 게 어려운 상황인데요.

▲ 잘 보셨습니다. 여기에 우리 자동차 산업은 고비용 저생산, 저효율, 저수익인 1고 3저가 보편화 돼 있고, 강성 노조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업의 장점이 뭉친 시너지도 내지 못해 선진국보다 낮은 기술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친환경차 분야는 선진국대비 90% 수준으로 2년 정도의 격차가 있고, 자율주행차 분야는 75% 수준이라 4~5년 격차가 납니다. 공유경제 분야는 관련 단체나 정부의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7년 이상의 격차가 발생해 미래 먹거리를 잃고 있는 실정입니다.

- 현대차의 이번 합작회사 설립이 큰 의미가 있고 반가운 단비인 셈이네요.

▲ 현대차그룹이 기술 격차가 커진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기술력을 끌어 올릴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투자금이 부족인 액티브와 해당 기술이 약한 현대차그룹의 시너지가 클 것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협업으로 균형 잡힌 미래 자동차를 구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할 수 겠네요.

-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고수하던 순혈주의를 버린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나요.

▲ 정 수석부회장이 등장하면서 혼혈주의가 시작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대 중반 피터슈라이어 사장 등 해외 인재 영입이나 직급 정리, 계급적인 조직 분위기 쇄신 등 내외적인 요소를 골고루 섞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움직임이며, 정 수석부회장 체제로 바뀌면서 이 같은 변모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 미래의 불확실성을 헤치고 확실한 미래 먹거리 확보라는 측면에서 최근의 현대차그룹의 횡보가 긍적적이라는 말씀이시죠.

▲ 최근 현대기아차의 차량 품질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최고의 가성비를 지닌 브랜드라는 찬사가 쏱아지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가 가성비 좋은 신차와 함께 고객을 배려하는 서비스, 중소·중견 기업과의 상생 등 다양한 선진 모델을 추가한면 명실상부한 다국적 기업으로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차그룹이 큰 그림을 보고 자동차 융합을 위한 적과의 동침을 더욱 가속화하기를 바랍니다.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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