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30 09:05
첨단 기능과 화려한 디스플레이, 그리고 수백 마력을 내뿜는 전기차들이 쏟아지는 요즘, 혼다 CR-V 하이브리드를 타는 경험은 기묘하다. 첫인상은 솔직히 심심하다. 연식 변경에 달라진 점이 없다.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조명 쇼도 없고 실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스크린도 없다. 하지만 이 차와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깨닫게 된다. 자동차라는 물건이 주는 스트레스를 이토록 완벽하게 지워버리는 존재가 또 있을까. CR-V는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기본기'라는 뻔하지만 무서운 무기로 승부하는 차다. 오랜만에 물욕이 생기도록 하는 차다. 운전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시야의 해방감이다. 최근 SUV들이 디자인을 위해 윈도우 라인을2025.12.28 22:18
포르쉐 파나메라 PHEV는 도심과 고성능이라는 두 영역을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브랜드의 의도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모델이다. 서울 강남 도심을 전기 모드로 주행할 때 이 차는 일반적인 대형 세단과 다르지 않다. 시동 직후 기본 주행 모드인 E-파워 상태에서는 엔진 개입이 최소화되며,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차와 유사한 정숙성을 유지한다. 도심 주행 환경에서 ‘하이브리드 대형 세단’이라는 정체성은 충분히 설득력을 가진다.하지만 파나메라 PHEV의 성격은 주행모드 전환과 함께 명확히 달라진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전환하면 전기 모터는 보조 수단이 아니라 성능을 증폭시키는 장치로 바뀐다. 4.0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과 전기2025.12.25 12:05
연말이 되면 늘 비슷한 풍경이 반복된다. 화려한 조명, 크리스마스 캐럴, 그리고 유난히 비싸 보이는 것들. 자동차 시장도 다르지 않다. 연말 신차 뉴스의 대부분은 고가의 전기차, 프리미엄 브랜드, 혹은 1억 원을 훌쩍 넘는 모델들이다. 그 사이에서 ‘국민차’라는 단어는 어느새 계절이 지난 캐럴처럼 조용히 사라졌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만난 르노코리아의 르노 아르카나는 묘하게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차였다. 과하지 않고, 조용하지만,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선물 같은 느낌 말이다.아르카나는 첫인상부터 이중적이다. 르노 엠블럼, 쿠페형 SUV 실루엣, 프랑스 감성 디자인. 얼핏 보면 수입차다. 하지만 이 차는 부산 공장에서 생산되는2025.12.23 13:05
도로 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는 차량을 꼽으라면 단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다. 최근 부분변경을 거친 2025년형 에스컬레이드는 정통 아메리칸 럭셔리의 기함답게 더욱 화려해진 디자인과 파격적인 첨단 기술로 무장했다. 특히 전동화 전환의 흐름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6.2리터 V8 가솔린 엔진은 이 거대한 차체에 걸맞은 품격과 여유로운 주행감을 선사한다.외관은 기존의 웅장함을 유지하면서도 세밀한 변화를 통해 세련미를 더했다. 전면부의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수직으로 길게 뻗은 시그니처 라이팅은 에스컬레이드만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원래도 강렬했지만, 더 강렬해진 인상이다. 최신 모델은 순수2025.12.13 08:54
국민 해치백으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온 폭스바겐의 아이콘, 신형 8.5세대 골프(Golf)를 김예솔 아나운서가 시승했다.하지만 시승 당일, 예상치 못한 폭설이 쏟아져 내리면서 시승 환경은 극히 험난한 상황에 놓였다. 해치백은 상대적으로 전륜구동(앞바퀴굴림) 방식이 주를 이루어 후륜구동 방식 대비 눈길에서 안정적인 자세 제어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기록적인 폭설 앞에서는 운전자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폭스바겐 골프는 8세대 출시 이후 약 4년 만에 돌아온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더욱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세계 누적 판매량 3700만 대 이상을 기록한 베스트셀러가 이번 8.5세대 모델에서 어떤2025.12.11 12:05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을 위해 만든 가장 큰 SUV, 아틀라스(Atlas)는 한국 소비자에게 다소 생소하다. 이번에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회원 한정으로 파주 헤이리 자유 시승 기회가 주어졌다. 2시간 남짓, 헤이리 예술마을의 복잡한 주차라인, 통일전망대 방향의 국도, 운정 신도시 외곽 도로까지 다양한 환경을 거치며 경험해봤다. 아틀라스는 크기만큼이나 묵직한 존재감을 조용히 드러냈다.전장 5m가 넘는 차체는 출발 전까지 분명 부담이다. 헤이리 특유의 예술 공간 사이 좁은 진입로와, 기하학적·미로형 주차라인이 얽힌 구조를 감안하면 더더욱. 그러나 막상 움직이자 첫인상은 의외로 단순했다. 큰데 어렵지 않다.시야는 높은 대신 과한2025.12.10 09:05
자동차 산업은 지금 과도기 한가운데 서 있다.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전동화 속도와 퍼포먼스를 과시하며 미래 서사를 쌓아가지만, 정작 운전자에게 필요한 건 더 단순한 질문일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 짧은 마트 이동, 주말 고속도로 주행까지 합쳐 생각하면 과연 “극적인 순간”이 얼마나 필요할까. 이번에 만난 11세대 혼다 어코드는 바로 그 지점에서 말을 건다. 잘 달리고, 잘 서고, 덜 피곤하고,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차. 대단한 표정을 짓지 않아도 장점이 드러나는 차. 어코드는 오랜 세월 이 ‘무난함의 미학’을 가장 정교하게 다듬어온 세단이다.외관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말 그대로 조용한 자신감이다. 전면 그릴이 살짝2025.12.09 11:24
압도적이다. 소노캄 고양 주차장에 서 있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를 처음 마주했을 때 든 생각은 오직 그것뿐이었다. 기존 내연기관 에스컬레이드도 도로 위를 호령하는 거구였지만, 전기차로 다시 태어난 이 녀석은 미래적인 디테일이 더해져 마치 거대한 우주선과 같은 위압감을 뽐냈다. 오늘은 이 거함을 이끌고 파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2시간 코스를 달렸다. 운전석에 오르는 과정부터 남다르다. 도어 버튼을 누르니 거대한 문이 자동으로 열리며 탑승자를 맞이한다. 실내는 광활하다 못해 호화롭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하나로 이어진 55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시각적인 압도감을 준다. 시동 버튼을 누를 필요도 없다. 브레이크2025.12.04 09:05
기아의 전동화 라인업 허리를 담당하는 핵심 모델, EV5를 시승했다. EV6가 브랜드의 기술적 엣지를 보여줬고 EV9이 플래그십의 품격을 담당했다면, EV5는 철저하게 '대중'을 겨냥한 차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돌파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인 '합리성'과 '공간 활용성'으로 무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인상은 '단단함'이다. 형님 격인 EV9을 축소해 놓은 듯한 박스형 실루엣이 정통 SUV의 강인함을 드러내는 느낌이다. 딱히 칭찬은 아니다. 도심형 SUV로도 어울리니 오히려 정체성에 혼란이 올 거 같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가 반영된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은 주간주행등(DRL)과 어우러지며 ‘9’과2025.11.29 09:28
이번에는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테디셀러', 신형 토요타 캠리 시승 영상을 가지고 왔다. 나날이 운전 실력이 늘어가는 김예솔카의 김예솔 아나운서가 직접 시승했다. 이번에 새롭게 돌아온 캠리는 "무난하면서도 어디 하나 빠진 곳 없는" 뛰어난 장점들로 가득하다. 운전이 서툴러도 운전이 능숙해도 모두들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한 차, 그리고 내구성이 좋기로 소문난 차이니 리뷰도 꽤나 잘 나온 거 같다. 시승 내내 핸들링과 브레이킹에서 큰 만족감을 느꼈으며, 더욱 젊고 세련되게 바뀐 디자인은 시선을 사로잡기까지 했다고 한다.특히, 놓치기 쉬운 주차 편의성까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디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