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7 14:05
잘 팔리는 차에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오래 유지된다면, 그건 단순한 인기 이상의 이야기다. 기아 스포티지는 그런 차다.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선택받아 온 대표 SUV이자, 지금의 기아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다만 이 차를 그냥 “많이 팔린 차”로만 설명하는 건 부족하다. 왜 계속 인기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타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특별히 튀지 않는다. 대신 거의 모든 항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디자인, 공간, 연비, 주행감, 실내 완성도까지 어느 하나 크게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이 ‘부족함 없음’이야말로 스포티지의 가장 큰 무기가 아닌가2026.03.25 09:05
전동화 시대에도 ‘포르쉐다움’은 유효할까. 순수 전기 SUV로 돌아온 마칸 4는 짧은 시승만으로도 그 답을 어느 정도 보여준다.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 대신, 오히려 내연기관 스포츠 SUV에 가까운 주행 감각. 다만 디자인과 실내 구성에서는 여전히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포르쉐가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위에 올려놓은 ‘마칸 4’는 시작부터 기존 마칸과 결이 다르다. 하지만 막상 운전대를 잡고 도로에 나서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의외로 단순하다.“이거, 전기차 맞나?”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의 반응은 분명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를 기반으로 한다. 의외다. 하지만 그 전달 방식이 지나치게 직선적이지 않다.2026.03.20 09:05
메르세데스-벤츠 CLE는 단순히 C-클래스 쿠페의 후속이 아니다. E-클래스의 여유와 C-클래스의 경쾌함을 절묘하게 섞어낸, 지금 벤츠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인 쿠페’다. SL을 경험한 직후라면 그 차이는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같은 브랜드, 비슷한 가격대에서도 이렇게 성격이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승은 꽤 흥미로웠다.SL이 감각을 자극하는 전형적인 스포츠카라면, CLE는 훨씬 절제된 방식으로 속도를 표현한다. 긴 보닛과 짧은 리어 오버행, 그리고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은 전형적인 쿠페의 비율을 따르지만, 디테일은 훨씬 현대적이다.특히 측면에서 바라보면 캐릭터 라인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차체가 길고 낮아 보이게 표현2026.03.18 09:05
메르세데스-벤츠 SL 43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공격적이다. 길게 뻗은 보닛과 낮게 깔린 차체, 짧은 후면 비율은 정지 상태에서도 역동성을 강조한다. 특히 루프를 열었을 때 드러나는 개방감은 전통적인 로드스터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SL이라는 이름이 가진 헤리티지와 AMG가 더한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이다.운전석에 앉아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스티어링의 감각이다. 최근 자동차들이 전반적으로 가볍고 편안한 조작감을 추구하는 흐름과 달리 SL 43의 조향은 꽤 묵직하다. 방향을 틀 때마다 분명한 저항감이 손에 전달되고, 차는 운전자의 조작에 진지하게 반응한다. 스포츠카다운 세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무게감은 일2026.03.13 09:05
볼보 XC40은 그냥 엔트리 모델이 아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와 세련된 디자인, 볼보 특유의 안전 철학과 차분한 주행 감각을 한데 담아낸 모델이다. 거창하게 힘을 과시하지 않아도, 매일 타는 순간의 편안함과 신뢰감만으로 충분히 프리미엄을 설득한다. XC40은 화려한 한 방보다 오래 함께할수록 진가가 드러나는 도심형 SUV라고 할 수 있다.외관은 여전히 XC40만의 개성이 뚜렷하다. 볼보 특유의 스칸디나비안 감성을 담은 간결한 면처리,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헤드램프, 다부진 차체 비례가 어우러지며 도시형 SUV다운 세련된 인상을 만든다. “개성 있는 실루엣”과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강조하는데, 실제로 이 차의 강점은 과하2026.03.10 08:25
경주에서 만난 르노코리아의 신차 필랑트는 첫인상부터 남다르다. 차를 보는 순간 떠오른 생각은 단순하다. “역시 크다. 근데 왜 커?”르노라는 브랜드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작은 차가 생각나기 마련이라서다. 유럽스러움을 좋아한다면 이차는 별로일 수 있다. 작고 경쾌하고 도시적인 차. 그게 바로 르노다. 필랑트는 이 고정관념을 깬다.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 차체는 길고 크며 멋지고 존재감도 강하다. 전장만 봐도 거의 5m에 가깝다. 체격만 놓고 보면 사실상 대형 SUV급이다. 물론, 큰 차를 미덕으로 여기는 국내 소비자 취향을 생각하면 분명 제대로 먹힐 전략이다. 다만, 단순히 ‘큰 차’라는 걸로 내세2026.03.06 09:05
요즘 차들은 ‘최첨단’이라는 단어로 가득하다. 거대한 디스플레이, 화려한 그래픽, 제로백 경쟁, OTA 업데이트…. 전기차 시대의 프리미엄은 점점 기술적 과시로 흘러간다. 하지만 이번에 타본 렉서스 ES 300h는 다른 길을 가는 듯하다. 이미지는 왠지 미래라기보다 전통에 가깝다. 그렇다고 구식은 아니다. 오히려 ‘정제된 클래식’에 가깝다는 게 기자 생각이다. 고급스러움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세단이다. ES의 차체는 길고 낮다. 전장 4975mm, 휠베이스 2870mm. 수치만 보면 중대형 세단의 정석이다. 과도한 캐릭터 라인이나 과격한 장식 대신, 부드러운 면과 절제된 비율로 고급감을 표현했다. 스핀들 그릴은 여전히 존재감을 드2026.03.04 09:05
6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친 기아 신형 셀토스는 소형 SUV 시장의 기준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가 담긴 모델이다. 2019년 출시 이후 국내에서 33만 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라는 부담을 안고 등장했지만, 결과적으로 디자인·공간·전동화·편의사양 전반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는 인상이 강하다.첫인상은 ‘소형 SUV의 틀을 벗었다’는 느낌이다. 정통 SUV 비율을 강조한 차체와 수직적인 전면부 디자인은 한층 강인한 이미지를 만든다. 전장 4,430mm, 휠베이스 2,690mm의 비율은 동급 대비 넉넉한 실내 공간을 예고하며, 실제로 2열 거주성과 적재 공간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어떻게 보면 기아 EV5와도 너무 닮아 있다는 느낌이다. 특히 미래지2026.02.26 09:05
대부분 시승기는 마력과 토크, 혹은 제로백이라는 숫자에 매몰되곤 한다. 하지만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의 운전석에 앉는 순간, 그런 기계적인 수치는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특히, 구성원이 많은 가족의 가장이 운전자라면 더욱 말이다. 이 거대한 흰색 덩치는 자동차라기보다 서울 한복판으로 옮겨온 '움직이는 미국식 펜트하우스'에 가깝다. 투박한 오프로더의 대명사였던 지프가 가죽과 나무, 그리고 첨단 기술을 버무려 만들어낸 공간은 도심의 소음으로부터 완벽하게 격리된 명상실과 같은 고요함을 선사한다. 조금 과장되긴 했지만, 사실이다. 외관은 정장을 잘 차려입은 럭비 선수를 떠올리게 한다. 감추려야 가려지지 않는 근육질의 몸매2026.02.24 13:05
언제·어디서 타도 아틀라스는 첫인상이 분명한 차다. 시승차는 짙은 블루 계열 메탈릭 컬러가 차체 면을 또렷하게 살려준다. 빛을 받으면 푸른 기가 선명히 올라오고, 그늘에서는 한 톤 눌린 네이비로 변한다. 대형 SUV는 자칫 ‘부피’만 커 보이기 쉬운데, 이 색은 차체를 단정하게 정리해준다. 창문 테두리와 하단 라인에 들어간 크롬 포인트도 과하지 않게 고급감을 보탠다.서두가 길었지만, 디자인의 키워드는 ‘정직함’이다. 전면부는 폭스바겐 특유의 수평 라인이 중심을 잡고, 범퍼 양끝 세로형 장식이 차체 높이를 강조한다. 측면은 더 설득력이 있다. 긴 휠베이스와 곧게 뻗은 캐릭터 라인이 “이 차는 공간을 위해 태어났다”는 메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