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모빌리티 브랜드 모이아(MOIA)가 자율주행 전기 밴 ‘ID. 버즈 AD’ 양산 버전을 공개하며 자율주행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19일(현지시각) 카스쿠프가 보도했다. 수년간의 개발 끝에 공개된 이 차량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자율주행 전기 밴의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발표는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로보택시가 6월 22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시험 운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이에 앞서 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Zoox)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헤이워드에 첫 로보택시 생산 시설을 공식 가동했다고 18일 밝혔다. 단순한 우연일 수도 있지만, 자율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승객을 위한 차량 호출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반면, 폭스바겐의 모이아는 주로 기업 고객과 모빌리티 제공업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둘의 주요 차이점을 엿볼 수 있다.
폭스바겐의 레벨 4 자율주행 차량인 ID. 버즈 AD는 “모빌리티 서비스에 사용하기 위해 특별히 최적화”되었으며, 확장된 휠베이스와 돌출된 루프가 특징이다. 단순히 외관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직관적인 탑승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사용자가 자신의 기기로 차량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내부는 탑승객을 위해 개조된 모습을 갖췄다. ‘나무’ 바닥, 큰 손잡이, 4개의 승객용 좌석이 눈에 띈다. SOS, 지원, 시작/정지 버튼도 마련되어 있다. 모이아는 밴에 인공지능(AI)이 탑재되어 “편안함과 안전을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점은 운전석과 천으로 가려진 스티어링 휠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안전 운전자를 태울 수 있도록 설계되었음을 시사하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시트가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밀어 넣을 수 있다. 다른 승객석과 센터 콘솔은 제거되어 수하물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테슬라 로보택시 며칠 앞두고.. 폭스바겐 모이아, 로보택시 ‘ID. 버즈 AD’ 양산형 공개
이 차량의 핵심은 물론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모이아는 ID. 버즈 AD에 카메라 13개, LiDAR 9개, 레이더 5개를 포함해 총 27개의 센서가 장착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밴은 “주변 환경에 대한 포괄적이고 중복적인 360도 시야”를 확보한다. 또한, “모빌아이의 자율주행 시스템과 독점적인 자율주행 서비스형 모빌리티(AD MaaS) 에코시스템 플랫폼”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모이아는 구체적인 내용을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공공 및 민간 모빌리티 제공업체에 “자율주행 서비스를 빠르고 안전하며 대규모로 출시할 수 있는 턴키 패키지”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도시 및 지방 자치 단체부터 차량 회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을 포함할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선도적인 기술, 매력적인 차량, 지능형 차량 관리 및 고객 중심 예약 시스템으로 구성된 완전히 연결된 360도 패키지”를 모두 단일 소스에서 기대할 수 있다.
아직 많은 의문이 남아 있지만, 폭스바겐 그룹 CEO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는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출시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6년부터 유럽과 미국에 지속 가능한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대규모로 도입하여 자동차 산업에서 글로벌 기술 동인이 되기 위한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