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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공급업체 마렐리, 미국서 파산 신청.. 관세 전쟁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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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공급업체 마렐리, 미국서 파산 신청.. 관세 전쟁 '직격탄'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6-12 11:04

사진=마렐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마렐리
닛산의 주요 공급업체인 자동차 부품 회사 마렐리(Marelli Corp)가 11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챕터 11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수개월간 채권자들과의 불확실한 논의 끝에 내려진 이번 결정은 특히 미중 관세 전쟁과 고질적인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겹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어, 관련 업계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마렐리 측은 운영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렐리는 어떤 회사인가


마렐리는 이탈리아의 오랜 자동차 부품 기업인 마그네티 마렐리(Magneti Marelli)와 일본 칼소닉 칸세이(Calsonic Kansei)가 합병하여 2019년 설립된 회사다. 원래 이탈리아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현 스텔란티스)의 자회사였던 마그네티 마렐리를 사모펀드 KKR이 2018년 인수했고, 이후 KKR이 소유하고 있던 칼소닉 칸세이와 합병시켜 지금의 마렐리가 되었다.

마렐리는 주로 자동차 인테리어 및 조명 부품 제조를 전문으로 하며, 전기차(EV) 시스템, 파워트레인, 배기 시스템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다.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특히 닛산과의 관계가 깊다.

관세 전쟁과 공급망 문제, 파산의 직접적 원인


마렐리는 이번 챕터 11 파산 신청의 주요 원인으로 관세와 고질적인 공급망 문제를 지목했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관세 전쟁이 실제 기업의 재무 상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주요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되어 온 반도체 부족 현상과 물류 대란 등 공급망 불안정성도 마렐리의 재정적 압박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최근 몇 년간 격변을 겪었다. 전기차 전환 가속화, 팬데믹으로 인한 생산 차질, 그리고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관세 장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부품 공급업체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마렐리의 이번 파산은 이러한 산업 환경 변화 속에서 부품 회사들이 겪는 재정적 압박과 외부 요인에 대한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11억 달러 자금 조달, 구조조정 계획


마렐리는 성명을 통해 대출 기관으로부터 11억 달러(약 1조5000억 원)의 자금 조달을 약속받았다고 발표했다. 또한 대출 기관의 약 80%가 이미 구조조정 계획을 지원하기 위한 계약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챕터 11 파산 절차로 인한 운영 중단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렐리 측은 "이 절차 전반에 걸쳐, 그리고 앞으로도 마렐리는 챕터 11 절차로 인한 운영상의 영향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마렐리는 담보 부채의 100%를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부채 부담을 크게 줄여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향후 사업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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