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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이탈리아 장인의 혼, 글로벌 무대의 새 질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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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이탈리아 장인의 혼, 글로벌 무대의 새 질서에 서다

마세라티, 헤리티지와 전동화가 결합된 새로운 럭셔리의 정의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8-02 09:05

마세라티 MC20 첼로 '레스 이즈 모어' 제작 모델 사진=마세라티이미지 확대보기
마세라티 MC20 첼로 '레스 이즈 모어' 제작 모델 사진=마세라티
최근 미국과 한국, 유럽 등 주요 국가 간 관세 협상이 세계 자동차 산업을 긴장 속에 몰아넣었다. 일부 협상이 타결되며 25% 고율 관세가 15%로 조정되자 업계 전반에 안도감이 퍼졌다. 대중 브랜드에는 수출 불확실성 해소가 가장 큰 의미로 작용하지만, 마세라티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는 다른 메시지가 주어진다.

럭셔리 시장은 가격보다 ‘브랜드 가치’와 ‘문화적 상징성’이 우선하는 시장이다. 마세라티는 장인의 손길과 110년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가치로 승부하는 길’을 걸어왔으며, 이번 협상은 오히려 이런 전략의 타당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110년 역사와 미래를 잇는 럭셔리 브랜드의 길

마세라티는 1914년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마세라티 형제들에 의해 설립됐다. 페라리, 알파 로메오 등 쟁쟁한 경쟁자들 속에서 마세라티는 ‘레이싱에서 탄생한 럭셔리’라는 독창적 길을 걸었다.

1939년과 1940년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 레이스에서 연속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그 DNA는 현재 MC20 슈퍼카에까지 이어진다.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 섀시와 버터플라이 도어는 레이싱 기술이 럭셔리 디자인으로 전환된 대표 사례다.

마세라티 클래식 포스터 사진=마세라티이미지 확대보기
마세라티 클래식 포스터 사진=마세라티

장인정신, ‘모데나에서 온 손길’

마세라티 본사에서는 여전히 숙련된 장인들이 엔진을 수작업으로 조립하고 최고급 가죽을 재단한다. 이 과정을 통해 대량생산 체계에서 느낄 수 없는 ‘시간과 손길의 가치’가 완성된다.

특히 비스포크 프로그램 ‘푸오리세리에(Fuoriserie)’는 고객 맞춤형 색상, 소재, 마감을 통해 오직 한 대뿐인 마세라티를 만들어낸다. 이는 자동차가 아닌 예술품에 가까운 ‘맞춤 럭셔리’ 경험을 제공한다.

디자인, 이탈리아 감성의 완벽한 구현

마세라티 디자인은 미술, 건축, 패션에서 영감을 받는다. 그레칼레와 르반떼 SUV는 스포츠카의 실루엣과 GT의 우아함을 결합한 디자인으로 럭셔리 SUV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보인다.

실내는 마치 밀라노의 부티크에 들어선 듯한 감각을 준다. 가죽과 우드, 카본 파이버 소재의 조화는 시각뿐 아니라 촉각적 경험까지 고려한 ‘감성 럭셔리’를 구현한다.

전동화와 미국 시장 전략

미국은 마세라티에게 브랜드 이미지와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핵심 무대다.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마세라티는 전동화 라인업 ‘폴고레(Folgore)’와 MC20 첼로를 앞세워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는 1,200마력의 전기 GT로, 성능과 감성을 결합한 전동화 시대 럭셔리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배기음을 대신하는 전기 사운드 디자인과 감각적인 디테일은 마세라티만의 브랜드 철학을 미래로 확장시킨다.

마세라티 푸오리세리에 '레스 이즈 모어' 사진=마세라티이미지 확대보기
마세라티 푸오리세리에 '레스 이즈 모어' 사진=마세라티

헤리티지 마케팅과 경쟁 구도

마세라티는 자동차를 단순히 판매하지 않는다. 장인이 만든 모데나산 럭셔리를 소유한다는 ‘문화적 상징’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주요 도시에 ‘마세라티 하우스’를 운영하며 브랜드 경험 공간을 확장하고, 고객 맞춤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포르쉐, 페라리, 애스턴마틴 등 경쟁 브랜드들도 전동화와 맞춤형 프로그램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마세라티는 스토리텔링과 상징성을 강화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럭셔리는 가격이 아니라 서사의 예술”

마세라티의 본질은 가격표에 있지 않다. “럭셔리는 가격표의 숫자가 아니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예술”이라는 브랜드 철학처럼, 장인정신과 미래형 전동화 비전을 결합해 럭셔리의 정의를 재확인하고 있다.

관세 협상으로 안정된 시장 환경은 마세라티가 ‘서사 중심의 럭셔리’로 글로벌 무대에서 더 강한 존재감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왼쪽부터)마세라티 6C34, 6CM, A6, MC20 마세라티 퍼 마세라티 사진=마세라티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마세라티 6C34, 6CM, A6, MC20 마세라티 퍼 마세라티 사진=마세라티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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