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빌리티

글로벌모빌리티

[COVER STORY] 전기차처럼 달리고 더 멀리 간다… 다시 뜨는 EREV

메뉴
0 공유

뉴스

[COVER STORY] 전기차처럼 달리고 더 멀리 간다… 다시 뜨는 EREV

리프모터·램·스카우트 이어 기아까지 가세
충전불안 덜고 주행거리 800~1100km대로
BEV와 HEV 사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 급부상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4-17 09:15

리프모터 C10 REEV 사진=리프모터이미지 확대보기
리프모터 C10 REEV 사진=리프모터
전기차를 향하던 시장의 속도가 주춤한 사이, 레인지 익스텐디드 전기차(EREV)가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바퀴는 전기모터가 굴리고 엔진은 발전기 역할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기차의 주행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장거리와 충전 불안은 덜어낸다. 최근 리프모터, 램, 포드, 스카우트에 이어 기아까지 이 흐름에 가세하면서, EREV는 고유가에 대응하며 현실적이자 합리적인 전동화 시대의 해법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리프모터 C10 REEV 사진=리프모터이미지 확대보기
리프모터 C10 REEV 사진=리프모터

리프모터 C10 REEV, 유럽 시장에 던진 현실적 제안

최근 등장한 EREV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차 중 하나는 리프모터 C10 REEV다. 스텔란티스 산하 리프모터는 2025년 1월 브뤼셀 모터쇼에서 이 모델을 유럽 시장에 공개하며 총 주행거리 950km 이상을 제시했다. 전기차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장거리 여행까지 염두에 둔 상품이다. 유럽처럼 규제는 엄격하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장거리 이동성과 실용성을 따지는 시장에서, C10 REEV는 전기차 일변도의 노선에 대한 다른 해석이다.

램 1500 램차저 사진=스텔란티스이미지 확대보기
램 1500 램차저 사진=스텔란티스

램차저, 미국식 픽업의 해답을 찾다

미국 시장에서 EREV의 존재감을 가장 강하게 보여주는 모델은 단연 램 1500 램차저다. 램은 이 차를 레인지 익스텐디드 전기 픽업으로 소개하고, 총 주행거리 690마일, 약 1110km를 제시한다. 전기만으로도 145마일, 약 233km를 달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숫자는 상징적이다. 픽업은 견인과 적재, 장거리 이동, 작업 현장의 실사용성을 전제로 하는 차종이다. 따라서 순수 전기차가 가장 설득하기 어려운 영역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램차저는 평소에는 전기차처럼 즉각적인 토크와 부드러운 응답성을 누리고, 장거리에서는 발전기가 개입해 이동 반경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유니크한 장점을 가진다.

포드 F-150 라이트닝 사진=포드이미지 확대보기
포드 F-150 라이트닝 사진=포드

포드, F-150 라이트닝도 EREV로 방향을 틀다

추가로 눈여겨볼 브랜드는 포드다. 포드는 2025년 12월 자사 발표를 통해 차세대 F-150 라이트닝을 EREV 아키텍처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이 모델이 전기차의 토크와 주행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700마일 이상, 약 1127km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시장에 나온 양산형 모델이라기보다 향후 전략을 보여주는 카드에 가깝지만, 상징성은 작지 않다. 미국을 대표하는 픽업 브랜드조차 순수 전기차만으로는 풀사이즈 트럭 시장의 요구를 완전히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결국 EREV를 현실적 대안으로 택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REV가 일부 브랜드의 특이한 실험이 아니라, 북미 핵심 제조사들까지 다시 꺼내 든 공통 해법이라는 점에서 포드의 방향 전환은 의미가 크다.

스카우트 트래블러 SUV, 스카우트 테라 픽업 사진=스카우트 이미지 확대보기
스카우트 트래블러 SUV, 스카우트 테라 픽업 사진=스카우트

스카우트 트래블러·테라, SUV와 픽업을 동시에 출격

폭스바겐 산하 스카우트는 EREV에 특히 힘을 싣는 브랜드다. 트래블러 SUV와 테라 픽업 모두 순수 전기형은 최대 350마일, 약 563km를 목표로 하고, 익스텐디드 레인지 모델은 500마일, 약 805km 이상을 목표로 한다. 다시 말해 발전기를 더함으로써 240km 이상 이동 가능 거리를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SUV든 픽업이든 공통점은 분명하다. 장거리 이동과 야외 활동,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주행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이런 차급일수록 EREV의 장점은 더 커진다. 전동화의 명분보다 실제 사용의 자유를 더 중요하게 보는 소비자 수요를 정면으로 겨냥한 셈이다.

기아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사진=기아

기아, 북미 전략 차종에 EREV를 더하다

한국 브랜드는 역시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는 게 장점이다. 기아는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북미용 바디온프레임 픽업과 텔루라이드에 HEV와 함께 EREV 파생형을 도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식 자료에는 두 전략 차종에 EREV 변형을 도입해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적시돼 있다. 아직 구체적인 주행거리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방향성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다. 기아가 EREV를 적용하려는 차종이 하필 픽업과 대형 SUV라는 점이 핵심이다. 하나는 새로운 북미 전략형 트럭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미 현지에서 입지를 다진 텔루라이드다. 전동화 전환이 가장 까다로운 차급부터 EREV를 얹겠다는 전략은, 기아 역시 시장의 현실을 정확히 읽고 있음을 보여준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저작권자 © 글로벌모빌리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