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상징인 옐로캡이 전동화와 접근성 강화라는 새 흐름을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기아는 올해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이동약자 접근성을 높인 전기 밴 기반 택시 콘셉트 ‘PV5 WAV’를 공개하며, 차세대 도심 모빌리티 시장 공략 구상을 드러냈다.
이번에 공개된 PV5 WAV는 ‘Wheelchair Accessible Vehicle’의 약자로, 휠체어 이용자도 보다 쉽게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한 차량이다. 차체는 뉴욕 택시를 떠올리게 하는 노란색 도장과 전용 리버리를 입었고, 브라운어빌리티(BraunAbility)가 개조 작업을 맡아 실사용성을 끌어올렸다.
핵심은 접근 방식의 변화다. 기존 다른 시장에서 선보인 PV5 WAV가 측면 램프 방식이었다면, 이번 뉴욕형 콘셉트는 램프를 차량 후면으로 옮겼다. 여기에 전동 휠체어 탑승이 가능하도록 하고, 탑승 후에는 휠체어를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는 타이다운 장치도 적용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전시차가 아니라 실제 도시 교통 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아는 PV5가 애초부터 다양한 목적 기반 차량(PBV)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PBV 콘셉트 공개 당시부터 후방 적재 공간과 실내 구성을 고객 목적에 맞게 바꿀 수 있는 구조를 제시했는데, 이번 PV5 WAV는 그 구상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는 설명이다.
시장 반응을 끌 대목은 분명하다. 뉴욕시는 2030년까지 모든 택시와 라이드셰어 운행을 완전 무공해차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현재도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나 RAV4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성이 개선된 차량들이 운행되고 있지만, 완전 전기차 전환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아직 과도기 성격이 짙다. 이런 맥락에서 PV5 WAV는 전동화와 이동약자 배려를 동시에 겨냥한 새로운 대안으로 해석된다.
다만 당장 뉴욕 택시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기아와 브라운어빌리티는 이번 차량이 아직은 ‘프로of of concept’, 즉 개념 검증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뉴욕 택시 플릿 도입 계획 역시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양사는 뉴욕에서 실제 도로 환경 검증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차량 자체를 “생산 가능한 수준의 콘셉트”라고 설명했다는 점에서 단순 쇼카와는 결이 다르다.
변수는 미국 시장 출시 여부다. PV5는 아직 미국 판매가 확정되지 않았다. 현지 도로에서 시험 주행 장면이 포착된 적은 있지만, 실제 미국 딜러망에 투입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결국 뉴욕의 차세대 전기 택시가 되기 위해서는 차량 출시 일정과 인증, 상용화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공개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뉴욕 택시의 역사는 체커 택시, 쉐보레 카프리스,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 닛산 NV200으로 이어져 왔다. 이제 그 계보가 전기차와 무장애 이동이라는 가치 위에서 다시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PV5 WAV의 등장은 상징성이 적지 않다. 뉴욕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적어도 기아는 그 자리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