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하이브리드를 얹은 푸조 308은 안팎으로 가볍다. SUV가 중심인 요즘 시장에서 더 크고, 더 높고, 더 편한 차가 주목받는데, 그런 흐름은 완전히 무시한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3세대 308은 가볍게 1.2리터 가솔린 엔진과 48V 배터리, 6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e-DCS6)를 결합했다. 숫자만 보면 자극적인 고성능 차는 아니다. 하지만 해치백이 줄 수 있는 경쾌함과 효율, 그리고 운전의 밀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데는 충분하다.
첫인상 디자인을 먼저 살펴보자면. 신형 308은 전장 4380mm, 전폭 1830mm, 전고 1455mm, 휠베이스 2680mm의 차체를 갖췄다. 더 낮고 길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의외로 긴 보닛과 매끈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이 매력 포인트다.
[육기자의 으랏차차] “놀랍도록 가볍다”...챗바퀴 일상 속에서 운전 재미 꺼내는 푸조 308
실내를 빠르게 살펴보면, 푸조가 오래 밀어온 아이-콕핏 철학이 핵심이다. 군더더기를 덜어냈다. 물리적 버튼을 없애면서도 원가절감의 지적은 피해가도록 노력했다. 터치식 i-토글이 바로 그것이다. GT 트림에는 알칸타라 적용 버킷 스타일 시트, 무선 충전 트레이, 앰비언트 라이팅, 마사지 시트, 클린 캐빈 시스템까지 담겨 있어 고급스러움도 느낄 수 있다.
주행 핵심은 역시 파워트레인이다.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1.2리터 직렬 3기통 가솔린 엔진이 136마력, 23.5kg·m를 내고, 전기모터는 15.6kW, 5.2kg·m를 보탠다. 작은 것 같아도 합산 출력은 145마력이다. 여기에 전륜구동과 6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절대적인 힘으로 등을 떠미는 타입은 아니지만, 이 차의 매력은 출발과 저속, 정체 구간에서 전기모터가 개입하면서 반응이 한층 매끄럽고 가볍게 리듬을 타는 감각이 먼저 다가온다는 점이다.
특히 도심에서는 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성격이 분명히 드러난다. 푸조는 WLTP 도시 주행 사이클 기준 전체 주행 시간의 약 50%까지 전기 모드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e-크리핑, e-론치, e-큐잉, e-파킹 같은 기능도 갖췄다. 그래서 신호 대기 후 출발하거나 막히는 길을 흘러갈 때의 감각은 일반적인 1.2리터 터보 해치백보다 훨씬 부드럽다. 기존 마일드 하이브리드보다 한 발 더 깊게 전동화 쪽으로 다가선 셈인데, 그렇다고 차의 성격이 무뎌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일상에서 쓰기 좋은 전동화 감각과 푸조 특유의 날렵한 스티어링 감각이 한 차 안에 잘 묶였다.
효율도 이 차를 설명하는 중요한 축이다. 국내 공인 복합연비는 15.2km/L, 도심 14.1km/L, 고속 16.7km/L다. 공차중량은 1455kg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차치고는 비교적 부담이 크지 않다. 실제 주행에서는 좀처럼 연료 게이지가 떨어지는 느낌이 없다. 여기에 트렁크 공간은 기본 412L, 2열 폴딩 시 최대 1323L까지 확보되니 출퇴근과 주말 드라이브, 짧은 여행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치백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거 같다.
안전·편의 장비도 모자라지 않다. 기본적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운전자 주의 알람, 교통표지 인식, 차선 이탈 경고, 전방 충돌 알람, 후방 주차 보조 등이 들어가고, GT 트림에는 차선 유지 보조, 사각지대 충돌 알람, 전방 주차 보조, 360도 파노라믹 카메라까지 더해진다. 화려하게 과시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실제로 매일 타는 차로서 필요한 장비는 꽤 촘촘하게 갖춘 편이다.
현재 국내 판매 가격은 알뤼르 3990만원, GT 4650만원으로 합리적이다. 15년 전 폭스바겐 골프 TDI가 3300만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물가 상승률 대비 꽤나 수긍이 가는 가격 포지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