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자동차 브랜드들의 경쟁이 성능과 소재를 넘어 ‘경험의 설계’로 확장되고 있다. 롤스로이스모터카와 벤틀리모터스는 24일 각각 최상위 고객을 겨냥한 신규 프로그램과 콜렉션 모델을 공개하며, 슈퍼 럭셔리 시장에서 맞춤 제작과 감성 품질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롤스로이스모터카는 이날 글로벌 고객 수요에 맞춰 최상위 맞춤 제작 프로그램인 ‘코치빌드 컬렉션(Coachbuild Collection)’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코치빌드 컬렉션은 롤스로이스가 직접 기획·제작하는 코치빌드 차량과 수년에 걸친 고객 경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초호화 프로젝트다. 고객은 차량의 기획부터 개발,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으며, 각 컬렉션은 동일한 형태로 다시 제작되지 않는 한정 생산 모델로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은 두바이, 서울, 상하이, 뉴욕, 굿우드 본사 등에 마련된 롤스로이스의 ‘프라이빗 오피스’ 네트워크를 통해 초청 방식으로만 운영된다. 고객은 비공개 테스트 시설 방문, 내부 디자인 스튜디오 투어, 장인 작업 현장 체험,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프라이빗 이벤트 참여 등 차량 소유를 넘어선 브랜드 경험을 함께 누리게 된다.
롤스로이스는 첫 번째 코치빌드 컬렉션을 순수 전기차로 제작해 오는 4월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미 전기 모델 ‘스펙터’를 경험한 고객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전기 파워트레인이 브랜드 고유의 정숙성과 주행 감각을 더욱 강화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초호화차의 경쟁축, 엔진 넘어 ‘경험’으로…롤스로이스·벤틀리, 맞춤 제작·하이엔드 오디오 강화
같은 날 벤틀리모터스는 새로운 최상위 오디오 시스템 ‘네임 포 뮬리너(Naim for Mulliner)’를 바탕으로 개발한 뮬리너 모델 ‘더 비르투오소 콜렉션(The Virtuoso Collection)’을 공개했다. 이 콜렉션은 뮬리너 코치빌트 모델 ‘바투르’를 위해 개발된 오디오 시스템을 일반 모델 라인업으로 확장한 것이 핵심이다.
네임 포 뮬리너 시스템은 1만 시간 이상의 연구개발을 거쳐 완성된 최상급 차량용 오디오 시스템으로, 총 18개의 스피커와 향상된 드라이버를 탑재했다. 여기에 돌비 애트모스와 프라운호퍼 심포리아 기술을 결합해 다차원 몰입형 사운드를 구현했으며, 도어 패널의 디나미카 소재와 음향 특화 스피커 그릴 등 실내 마감까지 오디오 성능에 맞춰 설계했다는 게 벤틀리의 설명이다.
더 비르투오소 콜렉션은 컨티넨탈 GT, 컨티넨탈 GTC, 벤테이가에 우선 적용되며, 플라잉스퍼에도 연내 추가될 예정이다. 고객은 소프라노, 테너, 베이스 등 세 가지 테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별도의 뮬리너 비스포크 옵션도 적용할 수 있다.
두 브랜드의 이번 발표는 초호화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최고급 소재와 압도적인 성능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이 차량 제작 과정에 얼마나 깊이 참여할 수 있는지, 실내에서 어떤 감각적 경험을 누릴 수 있는지가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슈퍼 럭셔리 시장이 단순한 ‘고가 차량 판매’에서 벗어나, 브랜드와 고객이 함께 완성하는 맞춤형 경험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롤스로이스가 코치빌드를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차’를, 벤틀리가 하이엔드 오디오를 통해 ‘움직이는 프라이빗 콘서트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