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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전기차의 탈을 쓴 포르쉐, ‘마칸 4’… 감각은 여전히 스포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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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육기자의 으랏차차] 전기차의 탈을 쓴 포르쉐, ‘마칸 4’… 감각은 여전히 스포츠카

전기차 같지 않은 주행 질감, 세련된 디자인과 인테리어… 하지만 실용성은 숙제로 남아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3-25 09:05

포르쉐 마칸 4 사진=육동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포르쉐 마칸 4 사진=육동윤 기자
전동화 시대에도 ‘포르쉐다움’은 유효할까. 순수 전기 SUV로 돌아온 마칸 4는 짧은 시승만으로도 그 답을 어느 정도 보여준다.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 대신, 오히려 내연기관 스포츠 SUV에 가까운 주행 감각. 다만 디자인과 실내 구성에서는 여전히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포르쉐가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위에 올려놓은 ‘마칸 4’는 시작부터 기존 마칸과 결이 다르다. 하지만 막상 운전대를 잡고 도로에 나서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의외로 단순하다.

“이거, 전기차 맞나?”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의 반응은 분명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를 기반으로 한다. 의외다. 하지만 그 전달 방식이 지나치게 직선적이지 않다. 출력을 다루는 방식이 훨씬 더 정제돼 있고, 속도가 붙을수록 안정감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차체를 다루는 감각이다. 무거운 배터리를 품은 SUV임에도 불구하고, 차는 노면에 단단히 붙어 움직인다. 그러면서도 차체는 가볍다. 속도가 붙으면 스티어링은 묵직해지면서도 정교하게 반응하고, 코너에서는 전기차 특유의 둔중함보다 포르쉐 스포츠카의 DNA가 먼저 느껴진다.

마칸 4의 주행 감각은 한마디로 “전기차스럽지 않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보면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디자인은 정반대다. 겉모습은 한눈에 봐도 ‘전기차’다. 포르쉐스럽지 않다고 불평하는 이들도 많지만, 아직은 그 기조를 유지하려고는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낮게 깔린 차체와 매끈하게 다듬어진 실루엣, 그리고 공기역학을 강조한 디테일은 전통적인 SUV의 이미지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전기차에 가깝다. 기존 마칸의 스포티한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곳곳에서 ‘전동화’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 취향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포르쉐 특유의 클래식한 스포츠 감성을 기대한 소비자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고, 반대로 전기차다운 이미지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실내는 다시 ‘포르쉐다움’으로 돌아온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구성, 간결하면서도 정교한 버튼 배치, 그리고 전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마감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레이아웃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실용성에서는 고개가 살짝 갸웃해진다. 수납공간의 활용성이나 직관적인 조작 편의성은 경쟁 전기 SUV들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디자인과 감성, 그리고 브랜드 가치에는 충실하지만, 일상적인 사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구성이라고 보긴 어렵다.

마칸 4는 명확한 방향성을 가진 차다. 전기차로 전환됐지만, 단순히 효율과 친환경성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대신 ‘포르쉐가 만든 전기차는 어떻게 달려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주행 감각으로 풀어냈다.

결국 이 차의 핵심은 전기차라는 사실이 아니라, 여전히 포르쉐라는 점이다.

전기차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를 포기할 수 없는 이들에게, 마칸 4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선택지다. 다만 실용성까지 기대한다면, 조금은 더 고민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포르쉐 마칸 4 인테리어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포르쉐 마칸 4 인테리어 사진=포르쉐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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