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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수입차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서 다시 꺼내 든 카드...“신차보다 전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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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수입차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서 다시 꺼내 든 카드...“신차보다 전략이 보인다”

물량 경쟁에서 ‘포트폴리오·서비스·전동화 균형’ 경쟁으로
아우디는 신뢰 회복, 포르쉐는 전동화 확장, BYD는 네트워크 선투자에 집중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2-27 09:05

아우디 A6 e-트론 사진=아우디이미지 확대보기
아우디 A6 e-트론 사진=아우디
한국 수입차 시장이 다시 커지고 있다. 숫자만 보면 회복 국면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 기준 2025년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30만7377대로 전년 대비 16.7% 증가했고, 2026년 1월에도 2만960대가 등록돼 전년 동월 대비 37.6% 늘었다. 1월 브랜드 순위는 BMW(6270대), 메르세데스-벤츠(5121대), 테슬라(1966대), 렉서스(1464대), BYD(1347대)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수입차 시장의 진짜 관전 포인트는 ‘누가 몇 대 팔았나’보다 ‘무엇으로 다시 팔기 시작했나’에 있다. 고금리·경기 둔화·전동화 속도 조절·중국 브랜드 진입 등으로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주요 브랜드들은 단순 신차 출시를 넘어 한국 시장에서의 전략 카드를 다시 정리해 내놓고 있다. 예전처럼 한두 개 인기 차종에 의존하기보다, 제품 포트폴리오와 AS, 전동화 전환 속도, 고객 접점을 함께 묶는 방식이다. 앞으로 수입차 경쟁은 ‘차종’이 아니라 ‘운영 전략 경쟁’이다.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코리아 대표가 지난 1월 15일 아우디 도산대로 전시장에서 진행된 아우디코리아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2026년 전략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아우디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코리아 대표가 지난 1월 15일 아우디 도산대로 전시장에서 진행된 아우디코리아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2026년 전략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아우디코리아

많이 파는 것보다, 오래 믿게 만드는 것

가장 상징적인 사례 중 하나는 아우디코리아다. 아우디코리아는 2026 신년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2025년 성과를 설명하며 ‘약속을 지키는 아우디’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웠다. 판매 확대 자체보다 실행 일관성과 신뢰 회복을 우선 가치로 둔다는 메시지다. 실제로 아우디코리아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 16종의 신모델을 투입했고, 전기차와 내연기관 모델을 균형 운영한 결과 판매가 전년 대비 18.2%, 전기차 판매가 26.6%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균형’이다. 아우디는 PPC 기반 내연기관(A5·Q5)과 PPE 기반 전기차(Q6 e-트론·A6 e-트론)를 함께 강조했다. 이는 한국 시장 소비자들이 전기차와 내연기관 사이에서 아직 완전히 한쪽으로 이동하지 않았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전략으로 읽힌다. 즉, 전동화로 가되 내연기관 선택지도 유지하는 카드다. 전환기 시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다.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사진=포르쉐

전동화는 늦춘 게 아니라, 더 비싸고 더 크게 간다

포르쉐코리아의 행보도 색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포르쉐는 지난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신형 911 하이브리드와 마칸 일렉트릭을 전면에 세우며 한국 시장을 핵심 성장축으로 재확인했고,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와 전기차 전용 설비 강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성수 서비스센터, 한남 스튜디오, 제주 센터 개설 및 2030년까지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 목표 등도 밝히며 제품과 서비스 투자를 동시에 강조했다.

이 흐름은 최근 카이엔 일렉트릭 공개·한국 출시 예고로 더 분명해졌다. 포르쉐의 전동화는 단순히 엔트리 전기차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브랜드 핵심 수익 차종인 SUV 라인까지 전기차로 확장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내달 19일에 있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BYD 씨라이언 7 사진=BYD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BYD 씨라이언 7 사진=BYD코리아

한국 시장의 새 변수, 중국 브랜드는 ‘가격’보다 ‘안심’부터 판다

2025~2026년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는 BYD의 본격 진입이다. KAIDA 월간 등록 순위에서 BYD가 2026년 1월 1347대로 상위권에 올라선 점은 상징적이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승부가 단순 가격 경쟁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확인되고 있다.

BYD코리아가 최근 공식 뉴스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키워드는 ‘서비스 네트워크’와 ‘고객 불편 최소화’다. 예를 들어 씨라이언 7 출고 개시 발표에서 BYD코리아는 예상 보조금 상당액 선지원을 내세우는 한편, 전국 전시장·AS센터 확대 목표(연내 30개 전시장, 25개 AS센터)를 제시했다. 또 2026년 2월에는 전주 서비스센터 오픈과 함께 연말 26개 네트워크 확충 목표를 공개했다.

이는 한국 소비자가 수입차 구매에서 가격만큼이나 ‘사후관리’를 중시한다는 점을 의식한 전략이다. 특히 전기차는 충전·소프트웨어·보조금·부품 수급 이슈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브랜드 신뢰 형성의 출발점이 판매가 아니라 서비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BYD가 ‘가격 파괴’보다 ‘안심 판매 환경’을 먼저 내세우는 것은 한국 시장 적응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기아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사진=기아 미국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사진=기아 미국

하이브리드의 귀환, 그리고 ‘속도 조절’의 정당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또 하나 선명해진 흐름은 하이브리드·전동화 혼합 전략의 강화다. 렉서스는 전통적으로 하이브리드 중심 포지셔닝이 강한 브랜드인데, 2026년 1월 등록에서도 1464대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경기 불확실성과 전기차 수요의 지역·차급별 편차가 커지는 국면에서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안정적인 카드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만의 현상도 아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EV 수요 성장률 둔화에 대응해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전환 속도 조절이 나타나고 있으며,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수입 브랜드들의 전략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글로벌 차원에서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수입 브랜드들이 한국에서 다시 꺼내 든 카드는 그래서 의외로 화려하지 않다. ‘무조건 전기차’, ‘무조건 물량 확대’ 같은 단선적 구호 대신,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른 현실 해법을 꺼내 들고 있다. 어떤 곳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어떤 곳은 AS를 복원하며, 어떤 곳은 전동화를 프리미엄 차급 중심으로 재배치하고, 어떤 곳은 네트워크부터 깐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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