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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패밀리카’라는 이름, 전기차로 다시 쓰다...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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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패밀리카’라는 이름, 전기차로 다시 쓰다...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

디자인은 보수적이지 않고, 주행은 편안하며, 공간은 넉넉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1-30 09:05

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르노 세닉은 한때 유럽 MPV 시장의 상징 같은 존재였다. ‘가족을 위한 합리적 차’라는 정의를 가장 명확하게 구현한 모델이었고, 실용성과 공간 활용성의 기준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세닉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이름은 같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MPV가 아닌 전기 SUV, 정확히는 전동화 시대의 패밀리카다.

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은 르노가 “세닉이라는 이름을 왜 다시 꺼냈는가”에 대한 답을 담은 모델이다. 외관은 한눈에 봐도 클래식(?) 세닉과는 결이 다르다. 전통적인 미니밴 실루엣을 완전히 벗고, 날렵한 크로스오버형 SUV 비례를 택했다. 낮게 깔린 차체와 짧은 오버행, 수평적으로 뻗은 캐릭터 라인이 전기차 특유의 미래적 인상을 만든다.

디자인은 보수적이지 않고, 주행은 편안하며, 공간은 넉넉하다. 무엇보다 전기차 특유의 불편함을 최대한 줄이려는 접근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전면부는 르노의 최신 디자인 언어가 집약됐다. 날카로운 주간주행등과 면을 강조한 그릴리스 디자인은 메간 E-Tech와 패밀리룩을 이루면서도, 세닉만의 볼륨감으로 차별화된다. ‘패밀리카=밋밋하다’는 공식을 깬다는 점에서 디자인 방향은 분명하다.

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실내는 르노 전기차 라인업의 강점이 잘 드러난다. 운전석 앞에는 디지털 클러스터, 중앙에는 세로형 터치 디스플레이가 배치된 L자형 레이아웃이다.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기반 인포테인먼트는 직관적이고 반응 속도도 빠르다.

공간 활용성은 세닉이라는 이름값을 한다. 2열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여유롭고, 바닥이 평평해 가족 단위 이동에 부담이 없다. 트렁크 공간 역시 전기차임을 감안하면 넉넉한 편으로, 유모차나 여행용 캐리어를 싣기에도 충분하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파노라믹 솔라베이(Solarbay) 글래스 루프다. 전기식 블라인드 대신 투명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햇빛을 단계적으로 차단한다. 단순한 옵션을 넘어, 실내 체감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요소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220마력 수준으로, 수치만 보면 강력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초반 가속은 전기차답게 즉각적이지만 과하지 않다. 페달 반응은 부드럽고, 도심 주행에서의 움직임은 매우 매끄럽다. 스티어링은 가볍고 정확하며, 차체 크기에 비해 운전도 부담스럽지 않다.

고속도로에서는 안정감이 돋보인다.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무게중심이 낮고, 서스펜션 세팅은 안락함에 초점을 맞췄다. 노면 여과 능력이 뛰어나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도가 낮은 편이다. 스포츠 주행보다는 ‘가족과 함께 타는 전기차’라는 정체성에 충실한 세팅이랄까.

제원상 주행거리는 꽤 나오는 걸로 알고 있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400km 언저리가 나오는 거 같다. 한파가 찾아온 날씨 탓도 있겠지만, 주행거리는 욕심이 조금 더 생기는 편이다. 급속 충전은 최대 150kW까지 지원해, 장거리 이동 시에도 크게 부담이 되진 않는다.

르노가 강조하는 부분은 배터리 효율과 경량화다. 불필요한 고출력 경쟁 대신, 실사용 영역에서의 전비와 안정성을 택했다는 점이 세닉의 성격을 잘 설명한다. 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은 ‘전기차 입문용’도, ‘퍼포먼스 EV’도 아니다. 이 차의 정체성은 명확하다. 내연기관 패밀리카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려는 사용자를 위한 모델이다. 지난해 출시해 100대 가까이 한정판 형식으로 판매됐지만, 올해는 또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MPV로 유럽에서 판매돼 인기를 끌었던 르노 세닉 오리지널 모델 사진=르노이미지 확대보기
MPV로 유럽에서 판매돼 인기를 끌었던 르노 세닉 오리지널 모델 사진=르노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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