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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일자리를 지키는가, 경쟁력을 포기하는가"...러다이어트에 갇힌 현대차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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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일자리를 지키는가, 경쟁력을 포기하는가"...러다이어트에 갇힌 현대차 로봇

중국은 불 꺼진 공장으로, 유럽은 노사 합의로, 한국은 아직 ‘막을 수 있나’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1-27 09:05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생산 현장 투입 계획을 밝히자, 현대차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고용 불안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보면 이미 로봇과 인간이 함께 일하는 공장이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기술 발전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변화를 막기보다 어떻게 공존할지 해법을 찾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노조가 반대하는 사이, 경쟁사들은 로봇 도입을 통한 생산성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 밀집도가 세계 1위인 한국에서 노조가 구태의연한 ‘러다이트(Luddite)식’ 저항을 계속한다면, 자칫 기업 경쟁력 추락과 일자리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대차 노조가 귀담아볼 만한, 로봇과 함께 달리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이야기들을 모아봤다.

테슬라 옵티머스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테슬라: “인간이 하기 싫은 일을 로봇이 대신한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제조 공정 자동화에 가장 공격적인 회사 중 하나다. 2023년 대규모 파업으로 미국 완성차 3사에 막대한 손실을 안긴 UAW(전미자동차노조) 사태 이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로봇 도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를 통해 지루하고 위험한 공장 작업을 대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실제로 2024년에는 두 대의 옵티머스 로봇을 공장에 투입해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사람이 하던 고정밀 반복 업무를 로봇이 맡기 시작한 것이다. 머스크는 이 로봇을 2027년부터 일반 판매하겠다는 야심까지 밝혔다.

BMW 피규어01 사진=BMW이미지 확대보기
BMW 피규어01 사진=BMW

BMW: 인간형 로봇과 함께 일하는 공장의 첫 사례

독일의 BMW는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Figure)’와 제휴하여 키 1.6m, 무게 60kg의 인간형 로봇 ‘Figure-01’을 생산라인에 투입하기로 했다. 현재 공장에서 인간 작업자들과 함께 일하는 훈련을 거치고 있으며, 자동차 조립 현장에 인간형 로봇이 상시 작업자로 들어가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BMW 공장에는 약 1만1000명의 노동자가 근무하지만 노사는 이 혁신을 충돌 없이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노동문화는 새로운 기술 도입 시 노조와의 긴밀한 협의를 중시하며, 이번에도 노사가 함께 로봇의 역할과 안전기준을 논의하면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BMW의 시도는 “로봇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대차 노조가 두려워하는 고용 불안 없이 혁신을 수용하는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BMW는 여러 조립 공정에서 협동로봇(co-bot)을 활용해 노동자들의 근무 강도를 낮추고 품질을 높여왔으며, 이번 휴머노이드 투입으로 한 단계 도약을 노리고 있다.

중국은 이미 사람 없는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 역시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곳 중 하나다. BYD는 이미 “자동차 회사”라기보다 배터리·반도체·로봇·차량을 수직계열화한 제조 플랫폼 기업에 가깝다. 선전과 시안 공장을 보면 차체 용접·도장·배터리 조립 공정에 산업용 로봇이 인간보다 많다. BYD는 공개적으로 “EV 시대의 경쟁력은 노동 숙련도가 아니라 공정 자동화 속도”라고 말한다. 흥미로운 점은, 로봇 도입으로 현장 인력을 줄이는 대신 엔지니어·설비 유지·소프트웨어 인력을 대거 늘렸다는 점이다. 중국식 표현으로는 “일자리를 없앤 게 아니라 직업의 성질을 바꿨다”는 논리다. 노조 반발? 없다. 대신 정부·기업·노동자가 “속도”에 합의했다.

지리자동차(Geely)도 빼놓을 수 없다. 볼보, 폴스타의 모기업인 지리는 항저우·닝보 공장에 AI 기반 무인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 공장들은 ‘라이트아웃 팩토리(불 꺼진 공장)’를 목표로 설계됐다. 실제로 심야 시간대에는 사람 없이 로봇만 돌아가는 구간이 존재한다. 지리는 로봇을 “노동 대체재”가 아니라 “품질 편차 제거 장치”로 정의한다. 즉, 사람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글로벌 품질 균질화를 위한 도구다. 볼보가 중국 자본 아래에서도 품질 신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자동화 전략이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이동형 양팔 로봇 'RB-Y1'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이미지 확대보기
레인보우로보틱스 이동형 양팔 로봇 'RB-Y1'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자동화 없으면 공멸”... 토요타·VW 노조가 로봇 도입에 앞장서는 이유

글로벌 완성차 거두인 토요타와 폭스바겐은 인력 고령화와 전기차 전환이라는 파고를 로봇과의 적극적인 공생으로 정면 돌파하고 있다. 토요타는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레디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하며 노조 역시 기업 생존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이를 수용하고 있으며, 폭스바겐은 츠비카우 공장에 1,700여 대의 로봇을 투입하는 등 단순 조립은 기계에 맡기고 인력은 설비 관리로 재교육하는 역할 전환에 성공했다. 이들 노사는 로봇 도입을 일자리 위협이 아닌 생산성 향상과 고용 안정의 핵심 병기로 인식하며, 기술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이 곧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임을 증명하고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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