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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열전] 하이엔드급 이탈리안잡: 마세라티와 애스턴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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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열전] 하이엔드급 이탈리안잡: 마세라티와 애스턴마틴

100년의 헤리티지가 교차하는 럭셔리 그란투리스모의 두 정점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1-10 12:05

(왼쪽) 마세라티 그레칼레 (오른쪽) 애스턴마틴 DBX707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 마세라티 그레칼레 (오른쪽) 애스턴마틴 DBX707 사진=각사
서로 다른 정체성, 같은 출발선

애스턴마틴과 마세라티는 각각 영국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로,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동차의 정점을 추구해 왔다. 이 둘을 보고 있으면 마치 영화 <이탈리안잡>이 자연스럽게 연상되기도 한다. 애스턴마틴이 절제된 우아함 속에 강력한 성능을 숨긴 ‘젠틀맨의 스포츠카’를 상징한다면, 마세라티는 감성적인 디자인과 독특한 배기음으로 이탈리아 특유의 열정을 표현해 왔다.

애스턴마틴 DB5 사진=애스턴마틴이미지 확대보기
애스턴마틴 DB5 사진=애스턴마틴

애스턴마틴, 절제된 우아함의 계보

애스턴마틴은 1913년 설립 이후 수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1947년 데이비드 브라운 경이 인수하면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그의 이름을 딴 ‘DB’ 시리즈는 애스턴마틴을 세계적인 스포츠카 브랜드로 끌어올린 상징적 모델이다. 고성능 라인업인 ‘밴티지’는 르망 레이스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스포츠카 이미지를 굳히는 핵심 축이 됐다.

마세라티 티포26 사진=마세라티이미지 확대보기
마세라티 티포26 사진=마세라티

마세라티, 열정에서 태어난 삼지창

마세라티는 1914년 볼로냐에서 여섯 형제가 설립한 작은 공방에서 출발했다. 1926년 첫 자체 제작 레이싱카 ‘티포 26’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자동차 제조사로 성장했고, 삼지창 로고는 강인함과 예술성을 동시에 상징하는 브랜드 아이콘이 됐다. 1950년대에는 F1 무대에서 후안 마누엘 판지오와 함께 정상에 오르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애스턴마틴 밴티지 사진=애스턴마틴이미지 확대보기
애스턴마틴 밴티지 사진=애스턴마틴

기술 전략의 갈림길

두 브랜드의 철학 차이는 기술 전략에서도 뚜렷하다. 애스턴마틴은 전통적인 수작업 감성과 최첨단 기술 제휴를 결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메르세데스-AMG와의 협력을 통해 고성능 파워트레인을 도입했으며, 최신 밴티지는 665마력 V8 트윈터보 엔진으로 강력한 성능과 정제된 주행 감각을 동시에 추구한다.

애스턴마틴 발할라 사진=애스턴마틴이미지 확대보기
애스턴마틴 발할라 사진=애스턴마틴

공기역학으로 완성한 퍼포먼스

공기역학 설계 역시 애스턴마틴의 강점이다. 대형 전면 그릴과 냉각 구조, 차체 하부 에어로 패키지는 고속 주행 안정성을 높이며, 하이퍼카 발할라는 F1에서 영감을 받은 기술로 극한의 다운포스를 구현한다. 이는 브랜드가 모터스포츠 기술을 양산차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세라티 MCpura 사진=마세라티이미지 확대보기
마세라티 MCpura 사진=마세라티

마세라티의 기술 독립, 네튜노 엔진

마세라티는 2020년 자체 개발한 ‘네튜노’ V6 엔진을 통해 기술 독립을 선언했다. F1 기술인 프리챔버 연소 방식을 양산차에 적용해 출력과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렸고, 드라이섬프 구조로 고속 주행 안정성도 확보했다.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 설계는 지금도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으로 남아 있다.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폴고레 사진=마세라티이미지 확대보기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폴고레 사진=마세라티

전동화 전략, 서로 다른 해법

전동화 전략에서는 두 브랜드의 방향성이 더욱 뚜렷하게 갈린다. 마세라티는 ‘폴고레’ 전략을 통해 순수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와 그레칼레 폴고레는 800V 시스템을 기반으로 고성능 전기차의 기준을 제시하며, 내연기관 사운드를 재해석한 가상 사운드로 감성 요소도 유지하려 한다.

애스턴마틴의 선택, 하이브리드 중심 진화

반면 애스턴마틴은 ‘레이싱 그린’ 전략을 통해 하이브리드 중심의 점진적 전동화를 선택했다. 발할라는 V8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1,000마력이 넘는 출력을 내며, 내연기관의 감성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브랜드 핵심 자산인 스포츠카 감성을 급격히 버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사진=마세라티이미지 확대보기
마세라티 그레칼레 사진=마세라티

한국 시장에서의 재정비

한국 시장에서도 두 브랜드의 행보는 대비된다. 마세라티는 2024년 공식 지사 ‘마세라티 코리아’를 출범시키며 직접 진출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총판 방식을 벗어나 본사가 직접 서비스와 마케팅을 관리하며 브랜드 회복을 노리고 있다. 고성능 SUV 그레칼레를 중심으로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애스턴마틴 DBX707 사진=애스턴마틴이미지 확대보기
애스턴마틴 DBX707 사진=애스턴마틴

애스턴마틴의 고객 접점 확대

애스턴마틴 역시 새로운 딜러사 선정과 전시장 확장을 통해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DBX707을 중심으로 SUV 수요를 확보하면서도, 밴티지와 뱅퀴시로 스포츠카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전통과 미래 사이에서

전동화라는 거대한 전환점 앞에서 마세라티는 ‘미래’를, 애스턴마틴은 ‘전통의 진화’를 선택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두 브랜드 모두 럭셔리의 본질인 감성과 기술, 그리고 브랜드 헤리티지를 지켜내려는 점에서는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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