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미국 시장에서 주류 세단 모델의 선택지가 줄어든 가운데, 유럽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중형 세단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과거 인기를 누렸던 이 세그먼트의 판매량은 올해 들어 유럽 전역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포스(Dataforce)를 인용한 오토모티브 뉴스 유럽(Automotive News Europe)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유럽 내 프리미엄 중형 세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세그먼트 내 대부분의 모델이 판매 감소를 겪었으며, 시장을 이끌어 온 대표 모델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BMW 3시리즈는 판매량이 23% 급감하며 6만237대를 기록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14% 감소하며 4만1355대가 팔렸다.
반면, 신형 모델에 대한 수요가 강했던 아우디 A5(5만3483대)를 제외한 모든 모델이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순수 전기차 모델인 BMW i4(3만6982대)는 1.6% 감소로 가장 작은 하락 폭을 보였다. 한편, 볼보 S60/V60은 35% 감소, 아우디 A4는 94%라는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판매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법인차 판매(Fleet Sales)의 30% 급락이 꼽혔다. 구매자들이 중형 SUV로 이탈했기 때문인데, 중형 SUV는 프리미엄 세단보다 기능성이 뛰어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더 넓은 범위의 파워트레인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구매자들이 중형 프리미엄 세단을 선택할 때 가장 선호한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엔진으로, 전체 판매의 33%를 차지했다. 디젤 파워트레인이 27%로 그 뒤를 이었으며, 전기차(EV)가 약 22%로 3위를 기록했다. PHEV 모델은 약 19%로 이 세그먼트에서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세그먼트 차량의 상당수는 독일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독일은 전체 시장 점유율의 37%를 차지했다. 영국이 16%로 2위, 이탈리아(6.2%), 스웨덴(4.7%), 폴란드/프랑스(4.2%)가 그 뒤를 이었다.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 C-클래스, 아우디 A4/A5는 수십 년 동안 럭셔리 세단의 상징이었으나, 본고장인 유럽에서조차 소비자들이 이들을 외면하고 있으며, 크로스오버와 SUV 모델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