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랜드로버(JLR)의 최고위급 임원 교체 소식이 전해졌다. 재규어 브랜드의 최근 리브랜딩과 논란의 광고 캠페인이 격렬한 비판에 직면하면서, 장기간 디자인을 이끌어온 게리 맥거번(Gerry McGovern) 디자인 총괄이 결국 해고된 것.
영국의 전통 있는 자동차 전문 매거진 오토카(Autocar)와 오토카 인디아(Autocar India)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맥거번은 이번 주 초 "사무실에서 퇴거 조치됐다"고 전했다. 본지는 이와 관련하여 재규어 측에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나, 회사 측은 현재 상황에 대해 답변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식은 에이드리언 마델(Adrian Mardell) 전 JLR CEO가 은퇴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발생했다. 마델의 후임으로 임명된 PB 발라지(PB Balaji) 신임 CEO는 JLR의 모회사인 타타 모터스(Tata Motors)의 재무 책임자 출신이다. 발라지는 타타 모터스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포함해 총 32년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맥거번 경질 배경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재규어 리브랜딩을 둘러싼 부정적인 피드백을 고려할 때, 발라지 신임 CEO가 JLR 조직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규어 팬들은 특히 논란을 일으킨 광고 캠페인에 강하게 반발했으며, 완전히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타입 00(Type 00)' 콘셉트에 대해서도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맥거번은 재규어와 랜드로버 브랜드에서 21년간 근무하며 JLR을 떠나게 됐다. 그는 레인지로버 이보크, 레인지로버 벨라, 랜드로버 디펜더를 비롯해 현대적인 레인지로버 라인업 등 JLR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인기 있는 차량 디자인을 이끌어낸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논란의 중심에 선 타입 00 콘셉트의 디자인 팀 역시 그가 이끌었다.
맥거번은 오스틴 로버 그룹에서 경력을 시작했으며, MG EX-E 콘셉트카와 MG F 스포츠카, 랜드로버 프리랜더 같은 인기 양산차를 담당했다. 이후 포드에서 링컨-머큐리 브랜드를 되살리는 작업에도 참여하는 등 업계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