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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칼레니우스 CEO의 'K-테크 로드맵'…방한 목적과 전략적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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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칼레니우스 CEO의 'K-테크 로드맵'…방한 목적과 전략적 함의

LG·삼성 경영진 연속 회동, 세계 최초 마이바흐 센터 방문…최상위 파트너십 구축 가속
전동화·SDV 시대를 위한 '첨단 기술 확보'와 '초고가 시장 공략' 투트랙 전략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1-14 01:09

(좌측부터) 노재봉 HS효성더클래스 대표이사, 옌스 쿠나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승용부문 세일즈 총괄,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CEO,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에서 비즈니스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좌측부터) 노재봉 HS효성더클래스 대표이사, 옌스 쿠나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승용부문 세일즈 총괄,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CEO,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에서 비즈니스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올라 칼레니우스(Ola Källenius)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CEO의 한국 방문이 연일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하루 동안 한국 경제의 양대 산맥인 LG와 삼성 그룹의 최고 경영진을 연이어 만난 데 이어, 세계 최초의 마이바흐 브랜드센터까지 방문하면서, 그의 방한 목적과 미래 전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칼레니우스 CEO의 이번 방한은 단순한 시장 점검을 넘어, 급변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한국의 첨단 기술력과 초고가 시장의 잠재력을 확보하려는 벤츠의 'K-테크 로드맵'을 실행에 옮기는 중요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축, '한국 첨단 기술' 확보

칼레니우스 CEO의 방한 첫 공식 일정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 4개 핵심 계열사 CEO들과의 회동이었다. 이어 한남동 승지원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삼성SDI, 하만 경영진을 만났다. 이처럼 한국의 양대 테크 기업 경영진과 연이어 회동한 것은 벤츠의 미래 차량 전략에 한국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벤츠는 이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LG전자 및 LG디스플레이와는 MBUX 하이퍼스크린 등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이번 회동을 통해 양측은 기존의 배터리, OLED 디스플레이 협력을 넘어 차세대 자동차 개발의 핵심 영역으로 파트너십을 확장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LG전자의 '통합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솔루션 포트폴리오' 언급과 삼성그룹의 하만(Harman)을 통한 디지털 솔루션 강화 논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벤츠가 '모두가 선망하는 자동차(The world’s most desirable cars)'를 만들기 위해 기술적 혁신이 필수적이며, 그 해답을 한국의 전장 및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찾고 있음을 방증한다.

'마이바흐 브랜드센터'가 상징하는 초고가 전략

칼레니우스 CEO는 기술 파트너 회동 외에 세계 최초의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을 방문하고 딜러 파트너인 HS효성 경영진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벤츠가 글로벌적으로 추진하는 럭셔리 브랜드 강화 전략에서 한국 시장의 위상을 방증한다.

마이바흐 브랜드센터는 벤츠의 최상위 브랜드 철학을 구현한 상징적인 공간으로, 한국 전통미와 현대적 세련미를 결합한 디자인으로 '독일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칼레니우스 CEO는 이 공간을 직접 방문하며 "한국의 마이바흐 브랜드에 대한 깊은 애정이 인상적"이라고 언급, 한국 시장이 단순한 판매처가 아닌 글로벌 럭셔리 리테일의 벤치마크임을 시사했다.

HS효성 경영진과의 논의는 수준 높은 한국 고객을 위한 개인화된 리테일 여정의 방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벤츠가 초고가 시장에서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마이바흐 브랜드센터와 같은 상징적 공간을 통해 희소성과 몰입형 맞춤 경험을 제공하며 충성도 높은 VVIP 고객층을 더욱 단단히 확보하려는 전략을 보여준다.

방한 목적 종합 분석 및 향후 전망

칼레니우스 CEO의 이번 방한은 '기술적 혁신'과 '럭셔리 시장 선점'이라는 벤츠의 두 가지 핵심 전략을 한국에서 동시에 실행하기 위한 전략적 투트랙(Two-track) 행보로 귀결된다.

LG와 삼성 경영진과의 연쇄 회동은 전동화 및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시대에 기술 협력의 속도와 깊이를 확보하려는 벤츠의 절박함을 반영한 것. 특히, 첨단 디스플레이, 배터리, 통합 전장 솔루션 등 한국 기업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서 핵심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고 공동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벤츠는 한국을 단순한 부품 공급처가 아닌, 차세대 차량을 공동으로 설계하고 구동할 전략적 파트너로 격상시키고 있다는 의견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벤츠는 마이바흐와 같은 하이엔드 럭셔리 모델의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럭셔리 브랜드 소비 잠재력이 매우 높은 시장이며,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이 수익성 강화 전략의 글로벌 선례이자 전초 기지 역할을 한다. 칼레니우스 CEO의 방문은 한국 딜러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한국의 초고가 고객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전망: 벤츠-K-테크 동맹의 가속화

칼레니우스 CEO의 이번 방한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메르세데스-벤츠의 미래를 한국 기술과 함께 그리겠다는 장기적인 로드맵의 시작을 알린다.

향후 벤츠는 한국 기업들과의 공동 기술 개발 범위를 전장 및 SDV 분야로 더욱 확장하고, 배터리 공급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며, 마이바흐를 필두로 한 럭셔리 모델의 개인화 및 리테일 경험을 한국 시장을 통해 글로벌로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동들을 계기로 벤츠와 LG·삼성 간의 'K-테크 동맹'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판도를 가르는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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