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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현대차·벤츠가 선택한 '스타 마케팅'의 정수… 감동이 판매량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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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현대차·벤츠가 선택한 '스타 마케팅'의 정수… 감동이 판매량을 움직인다

BTS, 르클레르, 페더러… 글로벌 아이콘의 열정이 자동차에 새겨진 브랜드 유산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0-28 16:43

2022년 현대자동차 x BTS 글로벌 홍보 포스터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현대자동차 x BTS 글로벌 홍보 포스터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와 BTS부터 페라리와 르클레르까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은 스타의 힘으로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감동적인 드라이브를 만들어냈다. 유명 셀럽들과 손잡은 캠페인은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쓰고, 팬들의 가슴에 오래 남을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현대차 × BTS – 팬덤의 열기가 만든 특별한 동행

2019년 2월, 미국 LA의 그래미 시상식장 앞. 검은색 현대 팰리세이드 SUV 문이 열리자 세계적인 케이팝 그룹 BTS의 일곱 멤버가 차례로 내렸다. 이 장면은 곧 전세계 팬들의 환호와 함께 SNS를 달궜고, 현대차에게도 잊지 못할 순간을 안겼다. BTS가 홍보대사로 참여한 현대 팰리세이드는 공개 직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며, 그래미 등장 이후 “수요가 너무 높아 제조사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이례적인 인기를 일으켰다.

현대차와 BTS의 협업은 단순한 모델 홍보를 넘어 지구를 위한 메시지까지 담아 더욱 특별했다.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BTS는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성 캠페인에 동참해왔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NEXO)와 함께 BTS를 내세운 챌린지를 전개해 젊은 세대에 친환경 가치를 전파했다. 특히, 전기차 전용 라인업 아이오닉(IONIQ)의 주제가 IONIQ: I’m On It” 캠페인 영상은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현대차의 친환경 이미지와 미래 비전이 젊은 세대에게 깊이 각인되는 계기가 됐다. K-팝 스타의 열정과 팬들의 지지가 더해져, 현대차는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로 거듭나는 감동적인 변화를 맛보았다.

페라리의 젊은 F1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Charles Leclerc) 2019년 그랑프리 우승 사진=페라리이미지 확대보기
페라리의 젊은 F1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Charles Leclerc) 2019년 그랑프리 우승 사진=페라리

페라리 × 샤를 르클레르 – 젊은 영웅이 불러온 눈물의 환호

이탈리아 몬차 서킷, 붉은 물결을 이룬 티포지(Tifosi, 페라리 팬)의 함성이 하늘을 뒤덮었다. 페라리의 젊은 F1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Charles Leclerc)가 마침내 체커기를 받으며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수만 관중이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2019년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페라리가 오랜만에 홈 우승을 차지하자, 팬들은 그를 “몬차의 왕”이라 부르며 열광했다.

어린 시절부터 페라리 드라이버를 꿈꾸던 르클레르의 우승은 침체돼 있던 페라리에 젊은 영웅의 탄생이라는 드라마를 안겨주었다. 페라리는 즉각 이 장면을 전세계 홍보에 활용했으며, 젊고 재능있는 드라이버의 열정이 전설적인 스포츠카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순간으로 각인됐다. 르클레르 본인 역시 “페라리의 놀라운 유산을 이어가는 데 동참하게 되어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히며, 브랜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러한 감성 서사 덕분에 페라리는 단순히 빠른 차를 만드는 회사를 넘어, 한 청년의 꿈과 팬들의 열망을 실현시킨 레이싱 신화의 주인공으로 회자됐다.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 로저 페더러 – 품격과 완벽함의 아이콘

최정상 테니스 선수이자 우아함의 대명사인 로저 페더러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인연은 스포츠와 자동차 명가의 만남으로 오래 회자된다. 2008년부터 벤츠의 글로벌 홍보대사로 활약해온 페더러는, 코트 안팎에서 보여주는 신사다운 품격과 완벽을 추구하는 이미지로 브랜드의 가치를 높였다. 메르세데스-벤츠 마케팅 부사장마저 “테니스계 역대 최고 선수 중 한 명인 페더러가 우리 브랜드 앰버서더 가족에 합류해 기쁘다. 그는 진정한 글로벌 아이콘”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벤츠는 페더러와 함께 다수의 캠페인을 전개하며 고급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부각시켰고, 그의 겸손하고 친근한 매력은 벤츠가 추구하는 품격과 조화를 이뤘다. 특히, 벤츠는 “완벽을 향한 추구와 성공에 대한 의지는 우리의 공통점”이라는 찬사를 보내며 페더러의 꾸준한 성공과 도전의 서사를 브랜드 스토리에 녹여냈다. 2022년 페더러가 은퇴를 발표했을 때, 벤츠는 헌정 영상을 공개하며 “가장 위대한 커리어도 끝이 있지만 그의 유산은 영원하다”는 메시지로 감동을 선사했다.

데이비드 베컴이 선택한 차 재규어 F-타입 사진=재규어이미지 확대보기
데이비드 베컴이 선택한 차 재규어 F-타입 사진=재규어

재규어 × 데이비드 베컴 – 세상을 사로잡은 스타일의 질주

축구 스타를 넘어 세계적 패션 아이콘으로 사랑받는 데이비드 베컴의 존재감은 자동차 브랜드에 매력적인 스포트라이트가 됐다. 영국의 자존심 재규어는 2014년 그를 중국 시장의 모델로 기용하며 세련된 이미지를 얻고자 했다. 베컴은 재규어의 스포츠카 캠페인에 등장해 현대적인 영국 스타일과 세련미를 구현하는 인물로 호평받았다. 재규어 중국 SNS에는 베컴의 합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고, “새 홍보대사 발표로 바이럴 히트를 만들어냈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화제가 됐다.

축구로 다져진 강인함에 패션 감각까지 겸비한 베컴의 등장은, 브랜드에 젊고 도전적인 럭셔리의 이미지를 불어넣었다. 그는 광고에서 “60년대 클래식 E-타입 재규어의 유산이 오늘날 F-타입 쿠페에 살아 있다”며 브랜드 전통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의 마세라티까지 베컴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하며 모험과 럭셔리를 어필하고 있듯, 시대를 대표하는 스타일 아이콘과 함께하는 드라이브는 브랜드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마케팅 무대가 되고 있다.

20년 우정을 이어온 기아와 라파엘 나달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20년 우정을 이어온 기아와 라파엘 나달 사진=기아

기아 × 라파엘 나달 – 20년 우정이 빚어낸 영감

한국의 또 다른 대표 자동차 브랜드 기아는 테니스 영웅 라파엘 나달과 20년에 걸친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2004년 앳된 10대 선수 시절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홍보대사로 함께 달려온 나달과 기아의 스토리는, 스포츠 후원의 성공적 모델로 손꼽힌다. 나달이 코트에서 투혼을 불사르며 테니스 역사에 족적을 남기는 동안, 기아는 그의 곁에서 끊임없는 지원과 응원을 보내왔다.

2020년 나달이 부상으로 잠시 코트를 떠났을 때, 기아는 캠페인을 통해 전세계 팬들의 응원 메시지를 모아 그의 훈련장에 전하는 감동적인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기아 글로벌 CEO인 송호성 사장은 “우리의 16년 파트너십은 수많은 이들에게 테니스를 시작할 용기를 줬다”고 밝히며, 스포츠와 마케팅을 넘어 인간적인 교감으로 발전한 관계를 보여줬다. 나달의 끈기와 도전정신은 기아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었으며, 그의 이름을 딴 테니스 아카데미 지원이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아는 열정을 지원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강하늘과 지프 랭글러 4도어 루비콘 모델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강하늘과 지프 랭글러 4도어 루비콘 모델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지프 × 강하늘 – 진정성 있는 배우와 오프로드의 만남

한편, 정통 SUV 브랜드 지프(Jeep)는 최근 배우 강하늘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의 진정성과 모험 정신을 강조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여온 강하늘은 꾸밈없고, 한결같은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프는 강하늘을 내세워 '자연과의 교감'과 '진정한 자유'를 추구하는 브랜드의 가치를 담아냈다. 강하늘은 광고나 화보에서 도심을 벗어나 광활한 자연 속에서 지프 차량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일상 속에서 새로운 영감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상기시켰다.

강하늘이 지닌 솔직하고 도전적인 이미지는 지프가 상징하는 오프로드의 강인함과 일맥상통하며, 젊은 세대에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모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했다. 이처럼 지프와 강하늘의 만남은 화려한 마케팅보다는, 브랜드가 지닌 헤리티지와 본질적인 가치를 대중에게 진솔하게 전달하는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은 진정성 있는 내러티브

한때는 자동차 광고 속 한 장면에 머물던 셀럽들이 이제는 브랜드의 얼굴이자 목소리가 되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BTS, 르클레르, 페더러, 베컴, 나달… 각기 다른 분야의 스타들이지만, 이들이 보여준 열정과 감성은 자동차 엔진의 굉음보다도 강력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스타의 스토리에 자신의 가치를 실어 공감대를 형성한 자동차 브랜드들은 판매량 이상의 명성 상승과 젊은 세대와의 소통이라는 보답을 얻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진정성 어린 내러티브다. 팬들은 화려한 모델보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열광하고, 브랜드는 그런 감동을 함께 만들어갈 때 비로소 기억에 남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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