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델 Y가 내연기관차를 포함해 글로벌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기차(EV) 시장에서 테슬라의 독주 체제는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전통 완성차 브랜드(OEM)들이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중국 BYD 등의 신흥 강자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잠식하면서다. '포스트 테슬라'를 꿈꾸는 경쟁자들은 내연기관 시대의 강점과 EV 시대의 신기술을 결합한 차별화된 전략으로 테슬라에 맞선다.
테슬라 모델 3는 2017년 출시 이후 중형 세단급 전기차 시장의 기준점으로 자리잡았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뛰어난 성능과 효율을 내세워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모델이다. 이러한 모델 3의 아성에 도전하는 경쟁 전기 세단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첫 출시된 폴스타 2는 모델 3와 비슷한 해치백형 세단으로, 초기에는 테슬라 대비 주행거리나 효율 면에서 열세였으나 최근 2024년식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성능을 크게 향상시켜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인테리어 품질과 전통적인 버튼식 조작계를 갖춘 폴스타의 접근법은 미니멀리즘 터치스크린 위주의 테슬라와 대조되는 부분도 크게 작용한다. 실제 영국에서는 일론 머스크에 대한 피로감이나 새로운 대안을 찾는 테슬라 운전자들이 폴스타로 갈아타는 사례가 늘며, 2025년 5월 폴스타의 영국 신규등록이 전년 대비 273% 급증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 아이오닉 6는 초저 공기저항계수와 800V 초급속 충전 기술로 모델 3를 능가하는 주행거리(361마일)와 충전 편의성에서 우위를 점했다. 중국 BYD 실은 압도적인 가성비와 원가 경쟁력으로 가격 전쟁을 주도하며 테슬라의 가격 정책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 Y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이자 승용차로서, 전기 SUV 시장의 절대 강자다. 2023년 모델 Y는 전 세계에서 120만 대 이상 판매되며 EV뿐만 아니라 내연차까지 합쳐 월드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모델 Y가 장악한 SUV 시장에서 경쟁자들은 '테슬라에 없는 기능'과 '업계 협력'을 필승 전략으로 삼는다. 폭스바겐 ID.4는 대중차 노하우를 담은 실용적인 포트폴리오(ID.3, ID.5 포함)로 유럽을 공략한다. 폭스바겐의 대중차 노하우를 EV에 담은 첫 글로벌 모델이다. 최대 520km(WLTP)의 주행거리와 실용적인 공간 구성,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유럽과 중국, 북미 등지에서 판매되어 폭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했다. ID.4는 2021년 유럽 EV 판매 1위를 기록했고 이후로도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며, 유럽 제조사 중 모델 Y에 가장 근접한 판매량을 올린 모델로 평가받는다. 아이오닉 5/EV6는 800V 초급속 충전과 V2L 기능으로 차별화하고 아이오닉 7 등으로 라인업 우위를 노린다. 가장 결정적인 전략은 충전 인프라 독점 우위의 약화이다. 포드, GM 등 주요 제조사들의 NACS 충전 규격 채택 및 슈퍼차저 망 공유 결정으로 테슬라의 핵심 장점이 무너졌으며, 경쟁사들은 표준화와 협업(이오니티, 블루닷 등)을 통해 인프라 격차 해소를 도모한다. 중국에서는 샤오펑 G6의 800V 초고속 충전 기술과 BYD 송 플러스 EV의 압도적인 가성비 및 현지 맞춤 편의사양이 테슬라의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에 맞서며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콩쿠르 행사에 전시된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스펙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전통 픽업트럭 강자들과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테슬라가 승용 세단과 SUV로 시장을 석권하는 사이, 미국식 픽업트럭 부문은 비교적 공백으로 남아 있던 영역이다. 픽업트럭은 미국 자동차 문화의 심장으로 불릴 만큼 충성 고객층이 두터운 시장으로, 포드 F-시리즈가 수십 년간 판매 1위를 지켜온 분야다. 테슬라는 이 거대한 시장을 겨냥해 2019년 파격적인 디자인의 사이버트럭(Cybertruck)을 공개했고, 여러 차례 연기를 거쳐 마침내 2023년 말 첫 양산형을 출고하며 도전에 나섰다. 사이버트럭은 각진 스테인리스 차체와 사이버펑크 스타일 디자인, 최대 800km에 달하는 항속거리(3모터 트라이모터 트림), 0→100km/h 가속 2.9초대 등의 괴물 같은 성능으로 공개 전부터 선풍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포드도 F-시리즈의 전동화 모델을 내놓는다. 바로 F-150 라이트닝이다. 베스트셀러 F-150의 전동화 버전으로, 기존 F-150의 외형과 기능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파워트레인만 EV로 바꾼 접근이 특징이다. 덕분에 보수적인 트럭 수요층까지 자연스레 흡수하며 출시 1년 만에 북미 전기 픽업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최고출력 580마력, 최대토크 1070Nm에 사륜구동으로 강력한 성능을 내면서도, 거대한 프렁크(프론트 트렁크) 공간과 가정용 비상전력 공급(V2H) 기능 등 픽업 특유의 실용성을 살렸다.
테슬라 Cybercab(로보택시) vs. 자율주행 모빌리티 경쟁
운전대 없는 로보택시 시장에서 테슬라의 사이버캡은 후발주자다. 구글 웨이모(Waymo)는 라이다 센서와 고정밀 지도를 활용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이미 상용화하며 방대한 실주행 데이터를 선점했다. 반면, 테슬라는 카메라 기반의 제네럴(General) FSD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와 범용성을 목표하며, 차량 제조와 서비스 운영을 통합하는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 경쟁 구도는 웨이모 연합군의 '지정구역 선점' 대 테슬라 단독 플랫폼의 '범용성 지향'으로 양분된다.
테슬라 대항마들의 필승 전략은 "테슬라가 제공하지 않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고급 마감재, 전통적인 강점, 800V 충전 및 V2L 같은 새로운 기술적 편의성 등이다. 특히 포드, GM 등의 NACS 채택 및 슈퍼차저 망 공유는 테슬라의 인프라 우위를 무력화하는 가장 강력한 공동 대응 전략이다. 궁극적으로 이 전동화 경쟁의 승자는 플랫폼적 사고방식과 수직 통합 속도를 통해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는 쪽에 달려있으며, 이 경쟁은 소비자에게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