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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랜드로버, 사이버 공격 6주 만에 공장 '완전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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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랜드로버, 사이버 공격 6주 만에 공장 '완전 재가동’

해킹에 데이터 도난.. 2조 8000억 원, 차량 2만1138대 손실 추정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10-17 08:32

재규어 랜드로버(JLR) 자동차 생산 공장. 사진=JLR이미지 확대보기
재규어 랜드로버(JLR) 자동차 생산 공장. 사진=JLR
재규어 랜드로버(JLR)가 마침내 긴 침묵을 깨고 모든 공장 생산 라인을 다시 가동했다고 16일(현지 시각) 오토카가 보도했다. 지난 9월 1일 발생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으로 글로벌 운영이 6주 넘게 마비된 지점이다. JLR은 악몽 같은 사태를 서서히 수습하고 있다.

JLR은 이날 마지막 남은 생산 라인인 헤일우드(Halewood)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갔다. 헤일우드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생산하는 곳이다. 9월 1일 테러(공격) 이후 처음으로 재개된 것이다.

이로써 JLR의 모든 생산 시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슬로바키아 니트라(Nitra) 공장의 디펜더 및 디스커버리 라인은 물론, 지난주 이미 재가동된 솔리헐(Solihull) 공장의 레인지로버 및 레인지로버 스포츠 라인도 포함된다.

JLR은 이번 운영 재개를 "통제된 단계적 재시작"이라고 밝혔다. 초기 생산량은 아마 제한적일 것이다. 울버햄프턴 엔진 공장과 버밍엄 배터리 센터도 모두 가동 중이다. 다른 차체 및 스탬핑(부품 제작) 작업도 정상화됐다.

헤일우드 재가동에 대한 성명에서 JLR은 직원들의 회복탄력성에 감사를 표했다. "직원들의 에너지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들이 가장 잘하는 일, 즉 세계적 수준의 영국 고급 차량을 만드는 일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이버 공격은 JLR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공격 당일, JLR은 데이터 도난을 막기 위해 내부 컴퓨터 시스템을 급히 종료해야 했다. 이 조치로 인해 전 세계 모든 공장의 생산이 멈췄다. 부품 주문도 문제가 생겼고, 소매업체들 역시 타격을 입었다.

JLR은 사이버 공격의 결과로 15억 파운드(약 2조 8000억 원)의 수익 감소를 초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주 발표된 수치는 이 피해 규모를 실감하게 한다. 9월 폐쇄 기간을 포함한 3개월 동안 딜러에게 판매된 차량 대수는 6만6165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거의 4분의 1이 급감한 수치다. 차량 2만1138대가 손실된 셈이다. 아드리안 마델(Adrian Mardell) 퇴임 CEO는 "JLR에게는 어려운 분기였다"고 인정했다.

해킹의 전말과 영국 정부 지원


JLR의 문제는 9월 1일 '새 번호판의 날'에 딜러들이 새 차를 등록할 수 없었을 때 처음 알려졌다. 다음 날 JLR은 시스템을 완전히 '종료'했다. 경찰과 사이버 보안 전문가가 투입됐다.

조사 과정에서 "일부 데이터"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연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몸값 요구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이 개입한 것으로 보아 고객 데이터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공격의 배후에는 'Scattered Lapsus$ Hunters'라는 해커 그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JLR이 사용하는 타사 소프트웨어(SAP Netweaver)의 알려진 결함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 정부는 생산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공급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 정부는 JLR에 15억 파운드의 대출을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JLR은 5년에 걸쳐 돈을 갚아야 한다. 상무장관은 이 보증이 "숙련된 일자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공격은 JLR 공급업체들에게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JLR은 주당 약 5천만 파운드의 비용을 지출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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