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일 막을 올리는 2025 WRC 포럼8 랠리 재팬은 단순한 랠리 경주를 넘어, 시즌 챔피언 타이틀의 향방을 결정하는 '파이널 스테이지'와 같다. 전 세계 랠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이 경기를 두 배로 즐기기 위한 심화 관전 팁을 소개한다.
챔피언십 점수판 계산하며 관전
랠리 재팬을 가장 흥미진진하게 즐기는 방법은 현재 드라이버 및 제조사 순위를 머릿속에 두고 실시간 점수를 계산하는 것이다. 현재 엘핀 에반스, 칼레 로반페라, 세바스티앙 오지에, 오트 타낙 등 상위 드라이버들의 점수 차는 매우 근소하다.
우선, 드라이버들은 랠리 재팬에서 최소한의 점수라도 더 획득해야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다. 누가 우승하느냐보다, 누가 몇 점 차이로 2위나 3위를 하느냐가 타이틀을 결정지을 수 있다.
파워 스테이지의 중요성도 거론된다. 랠리의 마지막 날 지정되는 파워 스테이지에서 상위 5명에게 주어지는 추가 점수(최대 5점)는 승부를 뒤집을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드라이버들이 이 짧은 스테이지에서 얼마나 공격적으로 임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관전의 백미이다.
'타막(아스팔트)' 특화 전략 파악
랠리 재팬은 WRC 캘린더에서 보기 드문 타막(포장도로) 코스가 주를 이룬다. 이는 일반적인 흙길(그래블) 랠리와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요구한다.
랠리 재팬은 아이치현과 기후현의 좁고 기술적인 산악 도로를 사용한다. 노면 폭이 좁고 코너가 연속되는 환경에서는 드라이버의 정교한 차량 컨트롤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또한, 타막 랠리에서 타이어 선택은 곧 경기력이다. 드라이와 젖은 노면용 타이어를 적절히 섞어 쓰는 전략, 혹은 타이어의 마모 상태를 예측해 교체 시점을 결정하는 팀의 판단을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도 타이어 전략의 차이가 최종 순위를 뒤집은 전례가 있다.
'안방의 토요타'와 '도전하는 현대' 팀 대결 구도
랠리 재팬은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본고장인 토요타 시티를 서비스 파크로 사용한다.
현대자동차의 타막 공략으로는 현대 쉘 모비스 WRT가 토요타의 홈에서 자존심을 걸고 우승을 노리는 것이다. 현대팀의 오트 타낙 등 타막 노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드라이버들의 공격적인 주행을 기대해 볼 만하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드라이버 라인업의 이해다. 토요타는 엘핀 에반스, 칼레 로반페라 등 젊은 챔피언 경쟁자들과 함께 랠리 전설 세바스티앙 오지에를 유연하게 기용하는 전략을 펼친다. 누가 어떤 스테이지에서 선두로 치고 나갈지 예측하며 관전하면 재미를 더할 수 있다.
현장 관전자를 위한 팁: '제로카'와 '서비스 파크'
현장에서 랠리를 직접 관람하는 미디어나 팬이라면 몇 가지 현장 용어를 알면 좋다. “제로카(Zero Car)를 놓치지 말라.” 즉,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실제 랠리카보다 앞서 코스를 주행하는 '000', '00', '0' 번호의 차량들이 있다. 이 제로카들이 지나가면 곧 본 경주가 시작된다는 뜻이므로, 놓치지 말고 관전 준비를 마쳐야 한다.
토요타 시티의 서비스 파크는 랠리 기간 중 정비, 수리, 미디어 활동이 이루어지는 유일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의 긴장감 넘치는 모습과 정비팀의 빠르고 정확한 작업을 관찰할 수 있다. 드라이버의 표정과 차량의 손상 정도를 통해 경기 상황을 유추하는 것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