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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첫 순수전기 슈퍼 GT, ‘일렉트리카' 디테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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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첫 순수전기 슈퍼 GT, ‘일렉트리카' 디테일 공개

986마력, 4모터, 2.5초 — 페라리가 정의하는 전기 슈퍼카의 품격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0-10 08:35

페라리 일렉트리카 테크니컬 워크숍, 페라리 일렉트리카 언더 보디 배터리 시스템 포함 프레임 사진=페라리이미지 확대보기
페라리 일렉트리카 테크니컬 워크숍, 페라리 일렉트리카 언더 보디 배터리 시스템 포함 프레임 사진=페라리
‘전기 슈퍼카’는 여전히 시장의 틈새다. 하지만 페라리는 멈추지 않는다. 10일 복수 외신에 따르면 마라넬로의 엔지니어들은 내연기관의 영광을 뒤로하고, 전기라는 새로운 심장을 품은 첫 순수 전기 GT ‘페라리 일렉트리카(Ferrari Electtrica)’ 를 내년 공개하기로 했다.

일렉트리카는 페라리의 과거 GT 모델 GTC4루쏘를 연상시키는 형태지만, 구조는 완전히 새롭다. 짧은 휠베이스(2,960mm)와 낮은 운전 자세는 전형적인 미드십 슈퍼카의 비율을 따른다. 페라리는 이 모델의 800V 배터리 시스템과 전기모터를 모두 자체 개발했으며, 생산 역시 마라넬로 공장에서 직접 이뤄진다.

122kWh 배터리는 WLTP 기준 530km(329마일)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0→100km/h 가속은 단 2.5초, 최고속도는 308km/h(192mph)에 달한다. 주행거리는 미국 EPA 기준으로 약 480km 수준이 예상된다.

일렉트리카의 진정한 혁신은 단순히 전기모터의 숫자가 아니다. 페라리는 이 차에 네 개의 독립 구동 모터를 탑재해 정밀한 주행 밸런스를 구현했다. 후륜 모터 두 개는 각각 416마력, 최고 회전수는 2만5000rpm, 전륜 모터 두 개는 F80에 사용된 동일한 사양으로 141마력씩, 무려 3만rpm까지 회전한다.

이 시스템은 주행 상황에 따라 완전한 후륜 bias로 전환하거나, 필요시 전륜 구동을 완전히 분리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은 ‘페라리 액티브 서스펜션 테크놀로지(FAST)’와 결합되어 차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제어한다. FAST는 페라리의 차세대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으로, 48V 전동 액추에이터가 장착된 멀티매틱 댐퍼를 사용한다.

댐퍼 피스톤에 연결된 볼스크류가 차체의 움직임에 따라 능동적으로 반작용력을 만들어내며, 코너링과 노면 충격을 미세하게 조절한다. 결과적으로, 일렉트리카는 2.3톤(5070파운드)이 넘는 차체 중량에도 불구하고, 이전 내연기관 모델보다 더 민첩한 주행을 실현한다.

좌우 휠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 저속에서는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안정성을 높인다. 페라리는 “각 바퀴의 움직임을 완전히 제어할 수 있는 최초의 전기 GT”라 표현한다.

일렉트리카의 배터리는 15셀씩 구성된 14개의 모듈로 이뤄지며, 차체 구조에 직접 통합됐다. 모듈의 대부분이 운전자 뒤와 리어 시트 아래에 배치되어, 전후 47:53의 무게 배분을 달성했다.

이는 페라리가 추구하는 전통적인 주행 밸런스와 동일한 수치다. 총 중량은 약 2300kg, 페라리 푸로산게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고성능 섀시 제어 시스템이 이를 완전히 상쇄한다.

페라리는 이미 ‘엔진 사운드 재현 시스템’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일렉트리카는 다른 접근을 택했다. 가짜 배기음을 만들어내는 대신, 후륜 액슬의 가속도를 센서로 감지해 실제 구동계의 소리를 증폭한다. 즉, 들리는 소리는 모두 ‘진짜’다. 단지 더 크게, 더 생생하게 들릴 뿐이다.

또한, 운전자는 패들 시프트를 통해 ‘‘가상 기어 시뮬레이션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업시프트 패들은 다섯 단계의 토크 맵을 전환하며, 다운시프트 패들은 감속 시 엔진 브레이크 효과를 모사한다.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운전자가 전기 구동의 토크를 더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돕는 장치다.

일렉트리카는 페라리 최초의 순수전기 GT이자, 미래형 슈퍼카의 기술 실험실이다. 전통적인 GT처럼 2+2 구조를 유지하지만, 운전 자세는 F8 트리뷰토나 SF90에 가까울 정도로 낮고 공격적이다. 페라리 내부에서는 이 차를 “마라넬로의 새로운 기준점”이라 부를 것이라 전했다.

공식 이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페라리는 2026년 상반기 정식 공개 전까지 세부 사양과 디자인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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