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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상용차' 전쟁터 된 캘리포니아.. 현대차 vs 토요타, 치열한 주도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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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상용차' 전쟁터 된 캘리포니아.. 현대차 vs 토요타, 치열한 주도권 경쟁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8-26 11:21

현대자동차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수소차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항만 물류 허브로 떠올랐다. 25일(현지 시각) 오토포스트에 따르면, 세계 최대 물류 거점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에서 현대자동차와 토요타는 대형 수소 트럭과 충전 인프라를 앞세워 정면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수소 동력 항만 물류 시장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치열한 전략적 싸움을 보여준다.

현대차, '엑시언트'로 시장 공략


현대차는 최근 오클랜드항에 수소연료전지 트럭 '엑시언트' 30대를 투입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 트럭들은 항구에서 인근 창고나 철도 조차장으로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컨테이너 드레이지' 작업에 활용된다. 북미 장거리 물류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엑시언트는 180kW 수소 연료 전지와 350kW 전기 모터를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50마일(약 724km)을 주행할 수 있다.

차량 배치와 함께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파트너사인 퍼스트엘리먼트 퓨얼(FirstElement Fuel)과 함께 오클랜드항에 세계 최초의 수소 트럭 전용 충전소를 열었다. 이 충전소는 액화 수소와 최첨단 극저온 펌프 기술을 활용해 10분 이내에 최대 200대의 트럭을 충전할 수 있으며, 일일 수소 용량은 일반 승용차 충전소의 10배가 넘는 1만 8000kg에 달한다.

토요타 클래스 8(Class 8) 대형 수소 트럭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클래스 8(Class 8) 대형 수소 트럭


토요타, '3세대 연료 전지' 클래스 8 대형 트럭 맞불

일본의 토요타는 3세대 연료 전지를 탑재한 클래스 8 대형 트럭으로 현대차에 맞서고 있다. 이 트럭들은 온타리오와 샌디에이고 사이의 주요 물류 경로를 따라 운행되며, 이전 세대보다 20% 향상된 출력과 효율성을 자랑한다. 60만 마일(약 96만 km)의 긴 수명을 보장하며, 현대 엑시언트와 동일한 450마일(724km)의 주행 거리를 제공한다.

토요타 역시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일본의 이와타니(Iwatani), 프랑스의 에어 리퀴드(Air Liquide)와 손잡고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에초저온 액화 수소 충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또한 롱비치항에서는 '트라이-젠(Tri-Gen)' 시설을 운영하며 음식물 쓰레기와 도시 폐기물을 처리해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혁신적인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탈탄소화 시대의 전략적 거점


현대차와 토요타가 캘리포니아를 '수소 상용차 전쟁터'로 삼은 데는 이유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캘리포니아는 전 세계적으로 수소 모빌리티 채택에 가장 적극적인 지역"이라며, "이들의 경쟁은 단순히 기술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항만 물류의 탈탄소화를 주도하기 위한 전략적 노력"이라고 분석한다.

현대차는 이미 스위스와 독일에서 상업용 수소 트럭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캘리포니아 서부 해안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북미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토요타는 자체 기술력을 앞세워 항만 물류 시장을 선점하고 수소 상용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수소 에너지 상용화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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