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포르쉐 마칸 터보는 고성능 컴팩트 SUV 시장에서 사실상 ‘기준점’에 가까운 모델이다. 이번 세대 변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새롭게 조율된 전동화 플랫폼 기반 섀시와 파워트레인 셋업이다.
이번에 시승한 마칸 터보는 최고출력 612마력, 최대토크 83.6kg·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까지 단 3.1초 만에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약 280km/h로, 수치만 놓고 보면 911 카레라 S와도 겹치는 영역이다.
시트에 앉는 순간 느껴지는 낮은 착좌감과 운전자 중심 설계는 전형적인 포르쉐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디지털 클러스터는 운전자에게 강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새롭게 적용된 곡선형 OLED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12.9인치 크기로 시인성과 반응 속도를 모두 끌어올렸다. 센터 콘솔에는 전동식 기어 셀렉터와 정전식 터치 패널을 적용해 간결한 레이아웃을 완성했으며,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다중 주행모드와 스포츠 크로노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주행에서 가장 먼저 와닿는 건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와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의 조합이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노면을 꽉 움켜쥐는 듯한 접지감과 고속 코너링의 안정감은 SUV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
신형 터보 S에는 PTV Plus(포르쉐 토크 벡터링 플러스) 시스템이 적용돼, 가속 시 좌우 토크를 능동적으로 분배하며 코너 탈출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였다고 한다. 짧은 직선 구간에서는 612마력 V6 트윈터보가 여유롭게 치고 나가며, 3초 초반대의 제로백을 실감하게 한다.
실내 공간은 의외로 마칸의 강점 중 하나다. 뒷좌석 공간은 이전 세대보다 약간 넓어졌으며, 트렁크 용량은 기본 520리터에서 1280리터까지 확장 가능하다. 덕분에 패밀리 SUV의 실용성을 유지하면서도 ‘911에서 SUV로 갈아타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는 포르쉐다움은 그대로다. 최신 포르쉐 커넥트 기능을 통해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원격 차량 제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연동이 강화된 것도 강점 중 하나다.
신형 포르쉐 마칸 터보 S는 단순히 빠른 SUV가 아니다. 컴팩트 SUV의 실용성과 포르쉐 특유의 드라이빙 다이내믹스를 모두 품은 ‘두 세계의 교차점’에 서 있다. 경쟁 모델인 BMW X4 M 컴페티션이나 메르세데스-AMG GLC 63 S 쿠페와 비교해도, 절묘한 밸런스와 고급스러운 완성도에서 한 단계 앞서 있다. 가격은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국내 기준으로 약 1억3천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시승차는 1억7700만 원대. SUV의 실용성과 스포츠카의 짜릿함, 하차감을 모두 원하는 이들에게는 정답에 가까운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