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존 모델 라인 생산 종료라는 과감한 결단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럭셔리 전기 세단을 2026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재규어 역사상 가장 비싸고, 가장 첨단적이며, 동시에 가장 희귀한 신차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재규어 북미 총괄 브랜든 발다사리(Brandon Baldassari)는 “우리가 기대하는 판매량은 매우 현실적”이라며, “이 차는 대중차가 아니라 정말 특별한 순간에만 보게 될 희소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콘셉트카로 첫 공개돼 '타입 00(Type 00)'로 불린 신형 전기차는 극단적인 비율과 ‘하이퍼-모놀리식’ 디자인으로 기존 럭셔리카들과 차별화된다. 콘셉트카는 2도어였으나 내년 양산형은 4도어 4인승 고급 세단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도로나 양산 모델에서도 콘셉트의 감각을 상당 부분 계승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매출 부진을 양산 모델 확대와 할인 경쟁으로 만회하려 했던 과거와 결별하는 것도 주목할 변화다. “F-Pace와 XE로 볼륨을 쫓으며 가격 경쟁에 뛰어드는 건 진정한 럭셔리가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가격을 스스로 책정하고, 소량만 생산해 시장에 넘치지 않게 하며, 그 안에서 진정한 이윤을 남기는 게 목표”라고 발다사리는 말했다. 그리고 “조금의 희소성,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자동차 회사로서의 모델. 그게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재규어 딜러망 역시 대폭 축소된다.
“EV 시장이 크지 않거나, 브랜드 미래에 확신이 없는 딜러는 자진해서 프랜차이즈를 반납하고 있다”고 발다사리는 설명했다.
전통적 재규어 고객들에게는 가격 충격도 불가피하다. 신차의 평균 판매가가 현재 6만5000달러에서 약 13만달러로 두 배나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랜드로버·레인지로버와 동일한 딜러망에서, 초고가 고객층을 이미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클럽 오브 럭셔리’로의 전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20만달러짜리 레인지로버를 매일같이 파는 딜러들이 재규어 신차 역시 훌륭하게 판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지금까지 내연기관차만 고집하던 브랜드가 초프리미엄 EV 시장이라는 전혀 새로운 영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엔 물음표도 남는다. 고가 EV 시장은 다양한 디자인·첨단 인테리어가 성패를 좌우하는 분야다. 브랜든 발다사리와 재규어의 새 도전이 자동차 역사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될지, 자동차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규어, 90년 역사상 최대 변혁…2026년 럭셔리 전기 세단으로 "초고가·초희귀 전략"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