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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S·X, 유럽에서 '주문 중단'.. 단종 아닌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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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S·X, 유럽에서 '주문 중단'.. 단종 아닌 '숨 고르기'?

단순 물류문제 해결 과정이자 시장 성숙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 '시각'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7-31 09:04

테슬라 모델 X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 X
한때 테슬라의 상징이었던 모델 S와 모델 X가 유럽 시장에서 새 차 주문이 중단됐다고 30일(현지 시각) 인사이드EVs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23년 두 모델의 우측 핸들 버전 생산 중단, 그리고 올해 초 중국 시장 단종에 이은 조치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만이 이 '오래된' 플래그십 전기차를 새 차로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주요 시장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단순한 '단종 수순'이 아닌, 전략적인 '숨 고르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한때 전기차 업계의 최고 표준이었던 모델 S와 모델 X는 이제 테슬라 이야기의 '각주' 신세, 즉 부수적인 존재가 됐다. 테슬라의 유럽 웹페이지에서는 더 이상 새 차량을 주문할 수 없고, 재고 차량만 구매 옵션으로 남아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올해 초 모델 S와 모델 X를 멀티 컬러 주변 조명 등 사소한 부분만 업데이트했다. 반면 가격은 올랐고, 열성 팬들조차 불만을 표했다. 모든 차량의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이 판매 증진을 위한 것이지만, 테슬라가 유럽 시장을 포기하고 모델 S와 모델 X 모두에 대한 의미 있는 업데이트 없이 사실상 '원조 쇼 스토퍼'를 포기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두 모델의 판매량은 이미 '헤드라인 메이커'에서 '각주'로 전락했다. 지난 몇 년간 모델 S와 모델 X는 회사의 생산 및 인도 보고서에서 사이버트럭, 세미와 함께 '기타 모델' 범주로 묶였다. 올해 상반기 테슬라는 '기타 모델'을 2만3275대만 인도한 반면, 모델 3와 모델 Y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70만 대가 팔렸다.

최근 중국에서 3열 모델 Y가 출시되면서 훨씬 비싼 모델 X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동급으로 비싼 모델 S 또한 이제는 슬프게도 '틈새 제품'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겉으로 보기엔 모델 S와 모델 X가 거의 끝에 다다랐고, 테슬라가 완전히 단종시키는 건 시간 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런 비관적인 시각과는 다른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유럽 내 주문 중단이 '단종 선고'가 아닌 단순한 물류 문제 해결 과정이자 시장 성숙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본다.

테슬라는 모델 S와 모델 X를 프리몬트 공장에서만 생산하는데, 이를 유럽으로 효율적으로 운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곧 있을 업데이트를 앞두고 주문을 일시 중단하는 것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또한, 유럽 전기차 시장의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유럽 전기차 구매자들의 절반 미만이 더 이상 실리콘밸리 플래그십 모델을 찾지 않는다. 대신 폭스바겐, BMW, 스코다 등 실용적인 운전자를 위해 설계된, 속도보다는 가치를 중시하는 제품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는 테슬라가 통제력을 잃는 것이 아니라, 전기차 시장 자체가 점차 성숙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게다가 올해 말 두 모델 모두에 대한 업데이트가 확인될 예정이라는 소식도 있다. 이는 이번 조치가 '죽음의 종소리'가 아니라 잠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것에 가깝다는 시각에 힘을 싣는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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