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다시 비스포크에서 제작하는 수제 모델의 섀시 플랫폼이 되는 TR01 사진=다시(Dash)
슈퍼카는 비싸다. 대부분 단일 파워트레인과 한정된 차체 디자인만 제공돼 진정한 맞춤형 선택은 불가능에 가깝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처럼 ‘맞춤 제작’을 해주려면 상상 이상의 비용이 따른다. 그러나 영국의 한 엔지니어링 업체가 이 벽을 낮추려고 시도하고 있다.
영국 레이싱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인 ‘Dash(다쉬)’는 자사의 새 브랜드 ‘Dash Bespoke(다쉬 비스포크)’를 통해 사용자 맞춤형 슈퍼카 제작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2023년에 처음 공개된 TR01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 섀시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고객은 파워트레인, 차체 스타일, 실내 구성 등 거의 모든 부분을 자유롭게 선택해 나만의 슈퍼카를 만들 수 있다.
TR01 플랫폼은 가볍고 강성이 뛰어나며, 유로 NCAP 기준을 충족해 영국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전기 구동 시스템은 물론 V8 엔진과도 호환돼 슈퍼카, 하이퍼카, 트랙 전용 머신 등 다양한 타입으로 제작 가능하다.
다시 비스포크의 첫 고객 맞춤형 차량은 오는 여름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공식 데뷔할 예정이다. 차량명은 ‘슬립스트림(SlipStream)’이며, 뉴질랜드 하트레이(Hartley)가 제작한 미드십 V8 엔진을 탑재하고, 카본 파이버 보디와 경량 알로이 서스펜션, 니트론(Nitron)의 유압 댐퍼 등 고성능 부품이 대거 적용된다.
다쉬 CEO 팀 로바단(Tim Robathan)은 “비스포크 또는 소량 생산 고성능 차량을 개발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라며 “많은 브랜드와 비전가들이 뛰어난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엔지니어링과 제조, 생산 리스크에 막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비스포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물론 결코 ‘저렴’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 플랫폼이 이미 완성돼 있고, 다쉬가 쌓아온 레이싱 분야의 기술력이 더해진 만큼, 페라리식 맞춤 제작에 비해 더 현실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다. 특히 개인이 상상하는 형태의 슈퍼카를 ‘직접 구성하고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브랜드 중심의 슈퍼카 시장에 신선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