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는 폭우, 습기, 고온 건조와 젖은 노면이 뒤섞인 도로 환경이 이어지면서 자동차의 주행 안정성도 위협받는다. 특히 노면과 가장 먼저 맞닿는 타이어는 ‘첫 번째 방어선’이자 ‘가장 취약한 고리’가 되기 쉽다. 이 시기에는 타이어 마모 상태와 공기압을 꼼꼼히 점검하고, 주행 습관을 안전 중심으로 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막현상, 보이지 않는 여름철의 블랙 아이스
장마철 빗길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은 수막현상이다. 차량이 주행 중 도로 위에 고인 물 위를 타고 미끄러지며 타이어 접지력을 잃는 현상으로, 제어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주로 시속 80km 이상 고속 주행 시 발생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수막현상은 ▲빗길 과속 ▲타이어 트레드 마모 ▲부적절한 공기압 ▲도로 배수 불량 ▲강우량 증가 등의 복합 요소에 의해 발생한다. 도로 위의 물층이 타이어와 노면 사이를 분리하면, 마치 차량이 물 위에 ‘뜬’ 것처럼 미끄러지게 된다.
타이어 관리, 생존과 직결된다
장마철 주행 안전은 타이어 상태 점검에서 시작된다. 트레드 마모가 심한 타이어는 배수 능력이 떨어져 빗길 접지력이 급격히 낮아진다. 새 타이어의 홈 깊이는 보통 7~9mm 수준인데, 3mm 이하로 낮아지면 젖은 노면에서의 미끄러짐 사고 위험이 커진다. 트레드 마모한계선(1.6mm)을 넘긴 타이어는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
공기압도 중요한 변수다. 공기압이 부족하면 접지면이 넓어져 배수력이 떨어지고, 너무 높아도 접지력이 저하된다. 제조사 권장 수치를 기준으로 월 1회 이상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에도 금속 조각, 유리 파편 등 이물질이 박혀 있거나, 타이어 측면에 부풀음이 있다면 즉시 정비가 필요하다.
장마철 안전운전을 위한 습관
빗길에서는 감속 운전이 기본이다. 수막현상은 고속에서 급격히 증가하므로, 평소보다 속도를 20~30% 줄이고 앞차와의 거리도 2배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속도로, 배수 불량 구간, 곡선도로, 물웅덩이를 지날 땐 감속과 두 손 운전이 필수다.
수막현상이 발생하면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기보다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 차량 자체의 감속을 유도해야 한다. 핸들을 급격히 꺾지 않고 직진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 도로 환경, 타이어가 견뎌야 할 변수는 많다
기상청에 따르면 여름철 아스팔트 도로의 온도는 섭씨 52도까지 오를 수 있다. 이는 자동차 타이어에 높은 열적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이다. 여기에 간헐적 폭우, 국지성 침수, 노면 혼재까지 겹치면 차량의 안전성은 타이어 상태에 더 크게 좌우된다.
타이어는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자동차의 ‘생명줄’이다. 특히 장마철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사소한 점검과 습관의 차이가 사고를 막고 생명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