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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發 가격 전쟁, 중국 전기차 시장 '치킨 게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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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發 가격 전쟁, 중국 전기차 시장 '치킨 게임' 돌입

200개 이상 EV 브랜드 난립.. 샤오펑 회장 "7곳만 살아남는다"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6-24 14:15

BYD 자동차 판매 전시장이미지 확대보기
BYD 자동차 판매 전시장
BYD가 촉발한 공격적인 가격 인하 경쟁이 중국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로 인해 지리(Geely), GWM과 같은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위기에 직면했으며, 경쟁력이 약한 소규모 브랜드들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격 전쟁이 시장 통합을 가속화하고, 궁극적으로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수를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YD 스텔라 리(Stellar Li) 부사장은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 전기차 부문 전반의 통합은 시장이 성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일어날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미 샤오펑(XPeng) 등 주요 업체들 역시 향후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수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샤오펑의 현지 수입업체인 TrueEV의 제이슨 클라크 사장은 작년 말 CarsGuide와 인터뷰에서 "중국에는 200개 이상 EV 브랜드가 있으며, 샤오펑 회장은 7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급하며 치열한 경쟁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BYD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가 이러한 예측을 현실화하고 있다. GWM의 웨이 지안쥔 회장은 현재 상황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부채 위기와 비교하며, 자동차 산업이 이미 '자체 에버그란데'를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가격 전쟁이 지속된다면 중국 자동차 산업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며, 품질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부 차량은 불과 몇 년 만에 가격이 22만 위안(약 4000만 원)에서 12만 위안(약 2200만 원)으로 급락했다. 웨이 회장은 10만 위안(약 1900만 원)을 절감하면서 품질 보증을 유지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지리 또한 중국 및 세계 자동차 산업의 심각한 생산 능력 과잉에 대해 경고하며, 더 이상 공장을 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자동차제조업협회(CAAM) 역시 가격 전쟁에 대해 "미래는 고사하고 가격 전쟁에서 승자도 없다"고 비판하며, 일부 자동차가 원가 이하로 판매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CAAM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법에 따라 상품 가격을 인하하는 것과는 별개로, 기업은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덤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BYD는 현재의 가격 책정 전략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철회할 의사는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가격 전쟁은 주로 중국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 시장은 아직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중국 전기차 부문이 생산 능력의 50% 미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이는 중국 브랜드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미사용 생산 능력을 해소하기 위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인센티브를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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