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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바퀴가 떠도, 진흙에 잠겨도, 속도를 올려도…디펜더는 흐트러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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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육기자의 으랏차차] 바퀴가 떠도, 진흙에 잠겨도, 속도를 올려도…디펜더는 흐트러지지 않는다

JLR 코리아 ‘데스티네이션 디펜더 코리아 2026’ 기자 체험
급경사·도강·머드·아티큘레이션 코스 거쳐 벨포레 모토아레나서 디펜더 OCTA 블랙 성능 확인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4-28 09:05

디펜더 옥타(OCTA) 블랙 에디션 사진=육동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디펜더 옥타(OCTA) 블랙 에디션 사진=육동윤 기자
의외로 디펜더는 험로에서 자신을 가장 정확하게 드러내는 차다. 클래식 모델도 그랬다. 이번 행사에서 확실히 뭔가 또 다른 매력을 느꼈다.

JLR 코리아가 충북 진천에서 마련한 ‘데스티네이션 디펜더 코리아 2026’ 기자 체험 세션에 참가했다. 행사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진천 더 빌리지 캠핑장과 벨포레 모토 아레나를 중심으로 열렸고, 브랜드는 올해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디펜더 OCTA 블랙과 뉴 디펜더의 온·오프 드라이빙 체험을 내세웠다. 2박3일의 고객 체험도 지난 주말에 치러졌다.

현장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는 꽤 본격적이었다. 눈앞에 놓인 40도 안팎의 오르막은 계기판보다 먼저 운전자의 감각을 압박했다. 산길처럼 꾸며진 구간에 들어서면 노면은 끊임없이 차체를 비틀었고, 진흙탕으로 변한 지면에서는 타이어가 어디를 물고 나갈지부터 확인하게 만들었다. “길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고 인스트럭터가 한 말이 뇌리에 박혔다.

디펜더 옥타 블랙 에디션 아티큘레이션 구간 사진=육동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디펜더 옥타 블랙 에디션 아티큘레이션 구간 사진=육동윤 기자

한쪽 바퀴가 허공에 뜨는 아티큘레이션 구간에서는 디펜더의 본성이 더 또렷하게 드러났다. 차체는 크게 비틀리는데도 추진력은 쉽게 끊기지 않았고, 운전자는 차를 억지로 몰아붙이기보다 차가 스스로 노면을 읽는 과정을 지켜보게 됐다. 지난해 인제 프로그램에서도 브랜드는 머드길, 급경사, 물길을 핵심 체험 요소로 내세웠는데, 올해 기자 체험은 그 감각을 한층 더 밀도 있게 압축해 보여준 느낌에 가까웠다.

도강 코스도 인상적이었다. 물 앞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페달을 망설이게 되지만, 기자는 과감하게 들이밀었다. 믿음이 있어서다. 인스트럭터도 잠시 놀라는 눈치지만, 이내 아무 문제 없다는 듯 차분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물길에 들어서는 순간 시야 주변으로 물보라가 솟고 차체 아래로 저항이 느껴졌다. 깊은 수심과 거친 지형을 전제로 개발된 차라는 사실이 몸으로 전해졌다. 디펜더 브랜드는 공식적으로 오프로드 체험을 이 프로그램의 중심에 두고 있고, 과거 국내 행사에서도 최대 900mm 도강 도전과 물길 체험을 전면에 배치해 왔다.

디펜더 옥타 블랙 에디션 사진=육동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디펜더 옥타 블랙 에디션 사진=육동윤 기자

이번 체험의 백미는 벨포레 모토아레나에서 만난 디펜더 OCTA 블랙이었다. 이 트랙은 총 길이 1.5km, 17개 코너, 247m 직선, 약 12m 등고차를 갖춘 코스로 소개된다. 정식 레이스가 열리는 국제 규격 서킷은 아니지만, 차의 응답성과 차체 제어를 확인하기엔 충분히 그럴듯한 무대였다. 여기에 오른 OCTA 블랙은 디펜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계보답게 최고출력 635마력(PS)를 내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0초, 60마일 기준으로는 3.8초 만에 도달한다. 6D 다이내믹스 에어 서스펜션과 전용 OCTA 모드는 이 차가 단순한 고성능 SUV가 아니라, 빠른 속도의 온·오프로드 주행 모두를 염두에 두고 세팅됐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디펜더 옥타 블랙 에디션 사진=육동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디펜더 옥타 블랙 에디션 사진=육동윤 기자

직접 서킷에 올려 본 OCTA의 인상은 예상보다 더 강렬했다. 이런 체구와 이런 무게감을 가진 SUV가 과연 얼마나 가볍게 방향을 바꿀 수 있을까 싶었지만, 첫 코너를 돌아나가는 순간 생각이 달라졌다. 차는 덩치로 버티기보다 하중 이동을 정리해가며 코너에 몸을 실었다. 차고가 높은 SUV 특유의 불안이 앞서기보다, 운전자가 조금만 믿고 스티어링을 더 넣어보게 만드는 쪽에 가까웠다.

또 하나, 채석장에서 진행된 택시 드라이브는 디펜더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순서였다. 기자가 탄 택시의 드라이버로 다카르 랠리 한국인 최초, 아시아인 최고 기록을 세운 류명걸 선수를 만났다. 그가 운전대를 잡은 뒤는 거친 자갈과 흙먼지가 일렁이고 코스를 빠른 템포로 파고들었다. 기자의 평소 운전과는 하늘과 땅 차이의 느낌?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경험이 됐다는 소감이다.

디펜더 110 사진=육동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디펜더 110 사진=육동윤 기자

이번 프로그램에는 이른바 보너스 스테이지도 포함됐다. 차량 후면에 약 3m 길이의 철봉을 연결한 채 정해진 코스를 빠져나오는 미션과, 설치된 원형 틀 안으로 차량을 넣었다가 다시 빠져나오는 타임 트라이얼 방식의 과제가 이어졌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차체 감각과 조향의 정밀함이었다. 장애물을 무작정 넘는 능력보다 차의 크기와 움직임을 얼마나 정확히 읽어내는지가 핵심이다. 이 미션은 최근 디펜더 브랜드가 글로벌 차원에서 ‘Defender Trophy’ 경쟁 프로그램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주행뿐 아니라 공학적·정신적·신체적 도전을 결합한 어드벤처 헤리티지를 재강조하고 있다는 메시지의 일환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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