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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차세대 GT-R, 전기차 아닌 하이브리드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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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차세대 GT-R, 전기차 아닌 하이브리드로 간다

“배터리만으로는 GT-R 요구 성능 구현 어려워”
전동화 흐름은 수용하되 ‘고질라’ 정체성은 지키겠다는 전략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4-20 10:24

닛산 GT-R 니즈모 스페셜 에디션 사진=닛산이미지 확대보기
닛산 GT-R 니즈모 스페셜 에디션 사진=닛산
최근 복수 외신의 소식에 따르면 닛산의 차세대 GT-R이 순수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 모델로 개발된다. 한동안 업계 안팎에선 2023년 공개된 ‘하이퍼 포스(Hyper Force)’ 콘셉트를 근거로 차세대 ‘고질라’가 배터리 전기차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닛산 측이 최근 이를 공식 부인했다.

미국 자동차 매체 모터원에 따르면 닛산의 글로벌 상품전략 총괄 리처드 캔들러는 차세대 GT-R(R36)에 대해 “다음 세대에 배터리만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의 리튬 기반 배터리 화학 성능으로는 GT-R이 요구하는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기 어렵고, 전기 스포츠카 시장 역시 기대만큼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닛산이 단순히 내연기관을 고집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닛산은 미국 이외 지역의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를 고려할 때 차세대 GT-R에 일정 수준의 전동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캔들러 역시 GT-R이 배출 규제 대응 차원에서 “어떤 형태로든 전동화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결국 R36 GT-R의 핵심은 ‘전기차 전환’이 아니라, 성능과 규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목은 슈퍼카 시장의 최근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미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맥라렌 등 주요 고성능 브랜드들은 하이브리드를 통해 성능과 효율, 배출가스 기준을 함께 잡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닛산 역시 GT-R의 상징성을 유지하면서 시대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으로 하이브리드를 택한 셈이다.

눈여겨볼 점은 닛산이 지금 처한 경영 환경이다. 최근 닛산은 재무 부담과 시장 전략 조정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선 전기차 아리아 판매를 사실상 접고 3세대 리프를 중심으로 전동화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T-R까지 무리하게 순수 전기차로 전환하기보다는, 브랜드 상징성과 상품성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방식으로 개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차세대 GT-R은 ‘순수 전기 고질라’가 아니라, 하이브리드 기술을 입고 돌아오는 새로운 퍼포먼스 아이콘이 될 전망이다. 전동화 시대를 외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GT-R만큼은 숫자만 앞세운 전기차가 아니라 닛산이 오랫동안 쌓아온 주행 감각과 상징성을 지켜내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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