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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럭셔리한 품격이 클래식에 있다면…렉서스 ES 30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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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육기자의 으랏차차] 럭셔리한 품격이 클래식에 있다면…렉서스 ES 300h

화려한 퍼포먼스보다 깊은 정숙성과 단정한 안락함
오래된 세단의 미덕을 오늘의 하이브리드 감성으로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4-10 09:12

렉서스 ES 300h 사진=육동윤 기자, AI 배경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렉서스 ES 300h 사진=육동윤 기자, AI 배경 생성
요즘 자동차 시장은 점점 더 강해지고, 더 빨라지고, 더 화려해진다. 디스플레이는 커졌고, 가속력은 숫자로 경쟁하며, 디자인은 한눈에 시선을 붙드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런데 그런 흐름 한가운데서도 묵묵히 다른 길을 걷는 차가 있다. 렉서스 ES 300h다. 이 차는 운전자를 흥분시키기보다 안심시키고, 과시하기보다 정돈된 인상을 남긴다. 누군가에게는 조금 심심할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바로 그 점이야말로 이 차의 가장 큰 매력이다.

렉서스 ES 300h에게는 ‘고전적인 여유’가 묻어난다. 브랜드는 이 차의 외관을 ‘도발적인 우아함’으로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도발보다는 품위에 가깝다. 전장 4975mm, 휠베이스 2870mm의 차체는 중대형 세단다운 넉넉한 비례를 갖췄고, 낮고 길게 뻗은 실루엣은 쿠페처럼 날렵하면서도 지나치게 공격적이지 않다. 스핀들 그릴과 날카로운 램프 디자인은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어디까지나 단정하고 절제돼 있다. 유행을 좇는 대신 오랜 시간 질리지 않을 형태를 택한 모습이다.

렉서스 ES 300h 인테리어 사진=렉서스이미지 확대보기
렉서스 ES 300h 인테리어 사진=렉서스

실내로 들어서면 ES 300h의 진짜 성격이 더 선명해진다. 좋게 말하면, 탑승자를 압도하지 않는다. 대신 부드럽고 정갈한 분위기다. 편안함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고 할까? 운전석은 ‘시트 인 컨트롤’ 철학 아래 시선 이동과 자세 변화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고,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이 수평으로 넓게 이어지며 공간감을 키운다. 장식은 화려하게 튀지 않지만, 도어 암레스트와 센터 콘솔에 적용된 비스코텍스 패턴, 부드러운 패드와 가죽, 금속 소재의 조합은 은근한 고급감을 전한다. 익스큐티브 트림의 세미 아닐린 가죽 시트와 17스피커 마크 레빈슨 오디오는 이 차가 추구하는 ‘조용한 사치’를 더욱 또렷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ES 300h의 핵심은 정숙성이다. 토요타식 하이브리드와는 살짝 차이가 있다. 아마도 세 겹의 차음시트를 사용한 하이브리드 어쿠스틱 기술,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어쿠스틱 글래스, 노이즈 저감 휠 등 다양한 소음 저감 기술이 촘촘히 적용됐기 때문일 것이다. 엔진룸과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확실히 덜하다. 주행 중 미세한 잡음까지 정리해내는 방식이다.

시스템 총 출력은 218마력, 복합연비는 17.2km/L다. 이런 차가 1등급 딱지를 붙이고 있는 게 어색할 뿐이다. 대신, 수치만 놓고 보면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세단은 아니다. 하지만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효율과 응답성의 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배터리를 새롭게 배치한 것, GA-K 플랫폼의 저중심 설계는 안정적인 무게 배분에 기여했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에 세계 최초 스윙 밸브 쇼크 업소버까지….

승차감은 부드럽지만 마냥 물렁하지 않다. 노면의 충격을 둥글게 다듬으면서도 차체의 움직임은 느슨하게 흩어지지 않는다. 이 차의 주행은 직선에서도 곡선에서도 짜릿함보다 정제됨에 느낌에 가깝다. 이런 것을 그저 ‘올드’하다고만 한다면 아마도 표현법이 제대로 틀렸을 것이다.
렉서스 ES 300h 사진=렉서스이미지 확대보기
렉서스 ES 300h 사진=렉서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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