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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차는] ‘볼보’를 바꾼 한 대의 차, XC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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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차는] ‘볼보’를 바꾼 한 대의 차, XC90

2002년 첫 SUV로 등장…브랜드 체질 전환 이끈 전환점
“안전·가족 중심 SUV” 정의…EX90으로 이어진 플래그십 계보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4-08 09:05

2017년형 볼보 XC90(왼쪽) 가솔린 T6, 2026년형 볼보 EX90(오른쪽) 전동화 모델 사진=볼보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형 볼보 XC90(왼쪽) 가솔린 T6, 2026년형 볼보 EX90(오른쪽) 전동화 모델 사진=볼보자동차
볼보 XC90은 특별한 모델로 평가된다. 많이 팔린 차나 디자인으로 주목받은 차와 달리, 브랜드의 방향 자체를 바꾼 사례로 꼽힌다. 현재 전기 플래그십 SUV인 EX90이 볼보의 미래를 상징한다면, XC90은 그 기반을 만든 출발점에 해당한다.

XC90은 2002년 등장한 볼보 최초의 SUV다. 당시 볼보는 ‘안전’과 ‘왜건’ 중심의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지만, 글로벌 시장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SUV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던 시기였다. SUV 라인업 부재는 더이상 선택이 아닌 구조적 한계로 작용했고, XC90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모델로 등장했다.

다만 XC90은 기존 SUV와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다. 당시 SUV 시장이 오프로드 성능과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XC90은 ‘가족 중심 프리미엄 SUV’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높은 차체와 공간성을 갖추면서도 승용차 기반의 주행 감각과 편의성을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볼보의 핵심 가치인 ‘안전’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단순히 차체 크기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 단위 이동 수단으로서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SUV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XC90은 결과적으로 “볼보도 SUV를 만든다”는 수준을 넘어, “볼보식 SUV란 무엇인가”를 정의한 모델로 평가된다.

XC90의 영향력은 이후 브랜드 구조 변화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XC90 출시 이후 볼보는 세단과 왜건 중심 브랜드에서 SUV 중심 브랜드로 무게중심을 이동시켰다. 현재 볼보 라인업은 XC40, XC60, XC90을 비롯해 EX30, EX90 등 SUV가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이는 XC90이 시장에 안착하며 만들어낸 흐름으로 해석된다.

또한, XC90은 볼보의 고객층 확장에도 기여했다. 기존에는 안전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 중심이었다면, XC90 이후에는 라이프스타일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려하는 고객층까지 흡수하며 브랜드 외연을 넓혔다.

이 같은 맥락에서 EX90의 역할도 보다 명확해진다. EX90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형 SUV지만, 브랜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플래그십이라는 점에서는 XC90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XC90이 볼보를 SUV 시대로 이끌었다면, EX90은 그 흐름을 전기차 시대로 확장하는 모델로 볼 수 있다.

XC90은 단순히 ‘첫 SUV’라는 의미를 넘어, 볼보의 다음 20년을 결정지은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EX90이 미래라면, XC90은 그 미래를 가능하게 만든 기반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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