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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아우디 RS Q8, 거대한 SUV가 보여준 가장 빠른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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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육기자의 으랏차차] 아우디 RS Q8, 거대한 SUV가 보여준 가장 빠른 품격

640마력 V8의 압도적 힘, 인상적인 건 속도보다 자세
블랙 톤 외장과 검은색 디테일, RS Q8의 성격이 더 선명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4-02 09:05

아우디 RS Q8 사진=육동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아우디 RS Q8 사진=육동윤 기자
아우디 RS Q8은 숫자만으로도 충분히 운전자를 설득할 수 있는 차다.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 최고출력 640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6초. 제원만 놓고 보면 슈퍼카의 영역에 걸쳐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아우디 RS Q8 퍼포먼스’는 아우디가 내놓은 SUV 가운데 가장 강력한 차로 소개된다. 하지만, 직접 마주한 RS Q8의 핵심은 빠른 게 다가 아니다. 이 차는 큰 차체를 이끌고도 의외로 가볍게 움직이고, 과장되게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위압적이다. 특히 사진 속 블랙 톤 차체는 RS Q8의 성격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아우디 RS Q8을 처음 보면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곳은 역시 전면이다. 거대한 싱글프레임 그릴과 큼직한 공기흡입구, 낮게 깔린 차체, 그리고 쿠페형 SUV 특유의 매끈한 루프 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 속 차량은 검정에 가까운 짙은 톤의 외장을 입고 있는데, 이 색은 RS Q8의 공격적인 형상을 더 무겁고 더 응축된 인상으로 바꿔놓는다. 밝은 색이었다면 선과 면의 화려함이 먼저 보였겠지만, 이 차는 오히려 어두운 색 덕분에 덩치보다 긴장감이 먼저 느껴진다. 검은 그릴과 블랙 휠, 붉은 브레이크 캘리퍼의 대비도 강렬하다. 블랙은 여기서 단순히 멋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 RS Q8이 원래 가진 과격함을 한층 정제된 방식으로 드러내는 장치다.

실제로 부분변경 RS Q8 퍼포먼스는 새로운 프레임리스 육각 싱글프레임과 더 커진 공기흡입구, 매트 카본 패키지, 23인치 블랙 휠 등을 앞세워 기존보다 한층 강한 인상을 내세운다.

RS Q8의 진짜 본론은 역시 달리기다. 이런 차는 힘이 센 것 자체보다, 그 힘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RS Q8의 매력은 무지막지한 출력이 운전자를 겁주기보다, 오히려 자신감을 주는 방식으로 전달된다는 데 있다. 대배기량 V8 특유의 두툼한 토크가 저회전부터 등을 밀어붙이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순식간에 차체가 앞으로 당겨진다. 그런데 그 감각이 생각보다 거칠지 않다. 폭발적이지만 투박하지 않고, 위압적이지만 통제 불가능하다는 느낌은 없다. 힘을 마구 과시하기보다, 이미 충분한 여유를 가진 차가 원할 때만 본색을 드러내는 태도에 가깝다.

이 차의 성격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건 차체 크기다. RS Q8은 전장 5020㎜, 전폭 2005㎜, 전고 1685㎜, 휠베이스 2998㎜에 이르는 대형 SUV다. 공차중량도 2445㎏ 수준이다. 상식적으로는 날렵함보다 둔중함이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차는 덩치가 만든 불리함을 생각보다 능숙하게 감춘다. 스티어링을 꺾을 때 차체가 늦게 반응하는 느낌이 크지 않고, 코너에서 무게가 한꺼번에 쏠리며 운전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식의 움직임도 억제돼 있다. 거대한 SUV가 운전자의 의도보다 반 박자 늦게 따라오는 장면이 아니라, 생각보다 한 박자 빠르게 몸을 말아 들어오는 감각에 가깝다.

아우디가 말하는 콰트로 사륜구동과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스포츠의 존재감도 이런 부분에서 살아난다. 이 차는 노면을 무식하게 짓누르기보다, 거대한 차체를 단단하게 추스르며 달린다. 고속에서는 무게중심이 더 낮아진 듯 안정감이 선명해지고, 코너에서는 생각보다 앞머리가 가볍게 돌아 들어간다. 물론 절대적으로 가벼운 스포츠카처럼 느껴질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정도 크기와 무게의 SUV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의 정밀함이 있다는 점이다. RS Q8은 “빠른 SUV”를 넘어 “제대로 조련된 초고성능 SUV”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아우디 RS Q8 인테리어 사진=아우디이미지 확대보기
아우디 RS Q8 인테리어 사진=아우디

실내는 아우디답게 차갑고 정교하다. RS 모델 특유의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플래그십 SUV다운 고급감도 놓치지 않는다.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함보다는 운전자 중심의 단단한 분위기가 앞선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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