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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BMW 3시리즈 투어링, 세단의 감각에 왜건의 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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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육기자의 으랏차차] BMW 3시리즈 투어링, 세단의 감각에 왜건의 실용

현재 공식 홈페이지 기준 320i 투어링 중심 판매
낮고 단단한 주행감, 넉넉한 적재공간…SUV 대신 왜건을 고를 이유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4-25 09:05

BMW 3시리즈 투어링 사진=BMW이미지 확대보기
BMW 3시리즈 투어링 사진=BMW
BMW 3시리즈 투어링을 타고 나면 이런 생각이 먼저 든다. “굳이 SUV여야 하나.” 요즘 시장은 높은 차와 큰 차가 중심이다. 하지만 막상 3시리즈 투어링을 몰아보면, 세단의 주행감과 왜건의 실용성이 아직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점을 금방 알게 된다. 적어도 운전이 즐거운 패밀리카를 찾는 사람에게 이 차는 완벽한 솔루션이다.

현재 BMW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 3시리즈 투어링은 320i 투어링이 중심에 서 있다. 예전처럼 디젤 투어링이 전면에 보이지는 않는다. BMW가 과거 뉴 3시리즈 출시 때는 세단·투어링 합산 7개 모델 구성을 내세웠지만, 지금 소비자 접점에서는 가솔린 모델이 더 선명하다.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3시리즈 투어링의 핵심은 역시 운전의 재미다. 시트에 앉는 자세부터 SUV와 다르다. 몸이 차 안에 더 깊숙이 들어간다. 시선은 낮아지고, 스티어링과 차체 반응은 더 직접적이다. BMW 특유의 단단한 하체 감각이 살아 있고, 앞머리 반응도 빠르다. 흔히 왜건은 실용적인 차로 먼저 분류되지만, 이 차는 그보다 먼저 “운전하는 맛이 있는 차”로 받아들이는 게 맞다.

주행 질감은 익숙한 3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다. 차체는 길게 빠졌지만 둔하지 않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뒤가 무겁게 따라오는 느낌보다, 차 전체가 한 덩어리처럼 움직인다. 가족을 태우고 짐을 싣는 차이면서도, 혼자 운전할 때는 BMW 특유의 긴장감이 남아 있다. 이 점이 3시리즈 투어링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실용성과 주행 재미를 굳이 양자택일하지 않아도 된다.

BMW 3시리즈 투어링 인테리어 사진=BMW 이미지 확대보기
BMW 3시리즈 투어링 인테리어 사진=BMW

승차감은 지나치게 무르지 않다. 노면 정보를 어느 정도 전달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멀미 방지에 도움이 된다. 이 차를 고를 사람이라면, 그 정도의 노면 감각을 BMW다운 세팅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세단보다 활용도는 넓고, SUV보다 차체 움직임은 정교하다. 그 사이를 정확히 찌르는 성격이다.

공간은 예상보다 더 유용하다. 뒤로 길게 뻗은 루프라인 덕분에 트렁크 활용성이 좋고, 일상 짐은 물론 여행 가방이나 유아용품, 취미 장비를 싣기에도 한결 편하다. 세단 트렁크처럼 입구가 좁아 답답한 느낌이 덜하다. 그렇다고 차가 거대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도심에서 다루기 부담스럽지 않은 차체 안에 꽤 실속 있는 공간을 담아낸 셈이다.

실내는 최신 BMW답게 디지털화가 이뤄졌지만, 완전히 차가워지지는 않았다. 운전자 중심 레이아웃이 살아 있고, 조작계도 비교적 익숙하다. 화려함만 앞세운 타입은 아니다. 대신 자주 타고, 오래 쓸수록 편한 구성이 강점이다. 3시리즈라는 이름이 가진 기본기도 여전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왜건 자체가 국내에서 아직 주류는 아니다. SUV에 익숙한 소비자 입장에선 3시리즈 투어링이 다소 낯설 수 있다. 뒷좌석 공간만 놓고 보면 체급이 더 큰 SUV가 주는 여유가 분명 있다. 디젤 특유의 높은 효율과 장거리 감각을 선호했던 소비자라면, 현재 공식 라인업에서 디젤이 보이지 않는 점도 아쉽게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3시리즈 투어링은 분명한 답을 갖고 있는 차다. SUV가 너무 흔해졌고, 세단은 공간이 아쉽고, 그렇다고 운전 재미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 바로 그런 운전자에게 이 차는 상당히 설득력 있다. 세단의 민첩함, 왜건의 실용성, BMW의 주행 감각을 한 번에 담아낸다는 점에서 그렇다.

BMW 3시리즈 투어링은 요즘 시장에서 보기 드문 차로 모두가 SUV로 몰릴 때, 다른 해석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그리고 그 해석은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가족을 태우고, 짐을 싣고, 일상을 버티면서도, 운전대 앞에서는 여전히 재미를 느끼고 싶은 사람. 3시리즈 투어링은 그런 사람을 위한 차다. BMW가 왜 아직도 왜건을 포기하지 않는지, 타보면 금방 이해된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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