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운전자들이 가장 먼저 적응해야 하는 기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원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을 둘러싼 논란에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사실상 테슬라의 손을 들어줬다. 테슬라 차량의 원페달 드라이빙과 관련해 제기됐던 대규모 리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2013년형 이후 판매된 약 226만대 규모 차량에 대한 리콜 가능성도 일단 사라지게 됐다.
이번 사안의 출발점은 2023년 3월 접수된 결함 청원이다. 당시 청원인은 2013년형 이후 테슬라 차량에 대해, 주행과 변속 과정에서 브레이크 페달 입력을 요구하는 별도 인터록 장치가 없어 운전자가 가속페달과 제동 기능을 혼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NHTSA 산하 결함조사국(ODI)은 같은 해 4월 이 청원을 정식 검토 대상으로 올렸고, 조사 문건에는 대상 차종으로 모델3·모델Y·모델S·모델X가 포함됐다. 초기 검토 문건상 추정 대상 규모는 약 160만6437대였지만, 최종 보도 기준 실제 검토 범위는 약 226만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핵심 쟁점은 이른바 ‘페달 오조작(pedal misapplication)’이었다. 말 그대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가속페달을 밟는 경우다. 테슬라 차량에 제기된 일부 급가속 의심 사고 역시 이 문제와 연결돼 왔는데, NHTSA는 최종적으로 관련 충돌 사례가 극히 제한적이며, 확인된 사례들에서도 차량 로그는 운전자 입력에 맞게 차량이 정상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다시 말해 차량 자체 결함보다는 운전자 조작 문제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NHTSA가 이번 판단에서 특히 강조한 대목은 원페달 드라이빙이 테슬라만의 기능이 아니라는 점이다. 규제당국은 회생제동을 가속페달 조작과 연계해 감속하는 방식, 즉 원페달 드라이빙이 대부분의 전기차 제조사에서 널리 쓰이는 일반적 기술이라고 봤다. 실제로 NHTSA는 다른 기술 문서와 규정 해석에서도 회생제동을 전기차의 통상적 제동 보조 메커니즘으로 다뤄 왔다.
청원 기각의 의미는 분명하다. NHTSA가 안전결함을 입증할 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며, 이에 따라 청원에서 요구했던 추가 안전장치 도입, 예컨대 완전 정지 시 반드시 브레이크 페달을 밟도록 하는 방식의 의무화 조치도 추진되지 않게 됐다. 업계 입장에서는 특정 브랜드 문제로 번질 수 있었던 원페달 드라이빙 논란이, 적어도 이번 사안에서는 기술 전반의 결함으로 인정되지 않은 셈이다.
이번 결정은 테슬라에는 일단 한숨 돌릴 만한 결과지만, 회사 전반의 규제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NHTSA는 현재도 테슬라의 다른 안전 이슈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최근에는 저시계 상황에서의 FSD 성능 문제를 둘러싼 별도 조사도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테슬라 무혐의’라기보다, 원페달 드라이빙과 관련한 특정 결함 청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게 더 정확하다.
전기차 시장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이번 판단은 소비자 선택권을 지켜낸 사례로도 볼 수 있다. 원페달 드라이빙은 회생제동을 통해 에너지를 아끼고 운전 피로를 줄일 수 있어 많은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이다. 대부분 차량에서 이 기능은 켜고 끌 수 있는 선택형으로 제공되는데, NHTSA가 이를 구조적 결함으로 보지 않으면서 원페달 드라이빙은 당분간 전기차의 대표적 주행 특성으로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이번 결정은 테슬라만의 승리라기보다, 전기차 운전 방식의 다양성을 인정한 판단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