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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올인”에서 “복수 해법”으로… 모빌리티 산업, 다양성으로 전략 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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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올인”에서 “복수 해법”으로… 모빌리티 산업, 다양성으로 전략 우회?

보그워너, 북미 OEM REEV 트럭·대형 SUV에 800V iDM·듀얼 인버터 발전기 모듈 공급(2029년 양산)
삼성SDI는 인터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공개… ‘차세대 배터리’와 ‘과도기 파워트레인’이 동시에 커지는 흐름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3-10 08:58

쉐보레 실버라도 EV(위), 포드 F-150 라이트닝(아래) 두 모델은 보그워너에서 개발하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REEV) 모듈을 적용할 가능성을 두고 있다.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쉐보레 실버라도 EV(위), 포드 F-150 라이트닝(아래) 두 모델은 보그워너에서 개발하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REEV) 모듈을 적용할 가능성을 두고 있다. 사진=각사
전기차 전환의 기조는 유지되지만, 이동산업의 전략은 “배터리 전기차(BEV) 올인”에서 “복수 해법 병행”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양상이다. 배터리 기술 고도화와 함께, 특정 세그먼트·용도에서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REEV)나 하이브리드 같은 과도기 파워트레인이 현실적 대안으로 재부상하는 모습이다.

대표 사례로 최근 글로벌 부품사 보그워너의 수주를 들 수 있다. 보그워너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각) 북미 주요 완성차 업체와 계약을 맺고, 해당 OEM의 REEV 트럭 및 대형 프레임 SUV에 적용될 800V(볼트) 보조 통합 드라이브 모듈(iDM)과 듀얼 인버터를 포함한 발전기 모듈을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산은 2029년 시작이 목표다.

보그워너에 따르면 800V iDM은 유도식(e-machine) 전기모터와 기어박스를 통합한 ‘2-in-1’ 구동 모듈로, 하이브리드 또는 전동화 플랫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발전기 모듈은 내연기관(ICE)에 직접 장착되는 영구자석 전기모터와 듀얼 인버터로 구성돼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역할을 한다. 보그워너는 두 솔루션 조합을 통해 “전기차의 성능·이점과 필요시 내연기관 가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인터배터리 2026' 기업 부스 조감도. 사진=삼성SDI이미지 확대보기
삼성SDI '인터배터리 2026' 기업 부스 조감도. 사진=삼성SDI

한편, 배터리 업계는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장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SDI는 오는 11~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6’에서 피지컬 AI(로봇 등)용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회사는 해당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시점을 2027년 하반기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 두 흐름이 충돌하기보다 ‘동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BEV 확장에 유리한 조건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대형 SUV·트럭처럼 에너지 요구량이 크거나, 장거리·견인·가혹 조건에서 충전 인프라 제약을 크게 받는 영역은 당분간 다양한 파워트레인 조합이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보그워너가 REEV 트럭·대형 SUV를 특정해 2029년 양산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도, 이런 ‘세그먼트별 최적해’ 전략이 실제 공급망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료 전환에서도 비슷한 논리가 작동한다. 항공 분야에서는 지속가능항공연료(SAF)처럼 기존 항공기·인프라와의 호환성을 전제로 한 ‘드롭인’ 접근이 제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리퓨얼EU 에비에이션(ReFuelEU Aviation)을 통해 단계적 SAF 사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동산업이 택하는 그림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복수 해법의 조합”에 가깝다. 배터리 기술은 전고체 등으로 장기 진화를 이어가되, 단기·중기적으로는 REEV·하이브리드·드롭인 연료 등 현실적인 옵션들이 세그먼트별로 공존하는 방식이다. ‘배터리 올인’의 구호가 강했던 전동화 초기에 비해, 산업의 전략은 더 다층적으로 재정렬될 전망이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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