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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PHEV 실주행 연비 측정 결과, 발표치보다 3배 이상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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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PHEV 실주행 연비 측정 결과, 발표치보다 3배 이상 낮아

프라운호퍼 연구소 보고서 공개... 독일계 고급 모델 차이 가장 커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2-23 10:15

프라운호퍼 PHEV 연구 사진=AI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프라운호퍼 PHEV 연구 사진=AI 생성
유럽에서 판매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자동차의 실제 연료 소모량이 제조사 발표치보다 최대 3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라운호퍼 시스템 및 혁신 연구소(ISI)와 에코 연구소는 약 100만 대의 유럽 내 PHEV 실주행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를 지난 2월 18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내 PHEV의 실제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형식 승인 시 측정된 값보다 3배에서 5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약 100만 대의 차량에서 수집된 온보드 연료 소비 모니터링(OBFCM)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PHEV의 평균 연료 소비량이 100km당 6리터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제조사들이 주장해온 수치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패트릭 플뢰츠 박사는 "배터리 모드에서 연료를 거의 쓰지 않는다는 제조사의 설명과 달리, 실제 주행에서는 내연기관 엔진이 예상보다 훨씬 자주 개입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독일 제조사의 PHEV 모델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연료 소비량을 보였으며, 그중에서도 포르쉐의 특정 고급 모델은 100km당 7리터를 소비해 가장 낮은 효율을 기록했다. 반면 기아, 토요타, 포드, 르노 등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브랜드 모델들은 100km당 1리터 미만을 소비하는 등 비교적 양호한 수치를 보였다.

이에 대해 포르쉐 측은 "연료 소비 수치는 법적으로 규정된 EU 측정 절차를 엄격히 따른 것"이라며 "개별 운전자의 주행 습관이나 도로 상황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실주행 연비는 달라질 수 있다"고 해명했다. 독일 자동차 산업협회(VDA) 역시 현재의 측정 방식이 신뢰할 만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괴리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규제와 실제 주행 환경의 차이를 지목했다. 많은 PHEV 모델이 가속이나 언덕 주행, 히터 작동 시 내연기관을 가동하며, 특히 고성능을 지향하는 모델일수록 엔진 개입이 빈번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유럽 내 법인 차량의 경우 사용자가 충전 비용 대신 휘발유 비용만 지원받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배터리를 거의 충전하지 않고 주행하는 점도 연비 악화의 원인으로 꼽혔다.

연구진은 규제 당국이 제조사가 제출한 수치가 아닌 실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출가스 기준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조사에는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번 보고서는 탄소 배출량 저감의 핵심 대안으로 떠오른 PHEV가 실제로는 기후 목표 달성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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