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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여전히 ‘알짜’인가”... 수입차 ‘빅2’ 배당·로열티 구조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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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여전히 ‘알짜’인가”... 수입차 ‘빅2’ 배당·로열티 구조 해부

KAIDA 11월 데이터 기반 2025년도 실적 ‘맑음’
2025년 결산 임박한 수입차 업계 재무 진단
순이익 나면 ‘배당’, 매출 뜨면 ‘로열티’...‘이중 파이프라인’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2-02 09:05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63 S E 퍼포먼스(왼쪽), 뉴 X3 30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프로(오른쪽)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63 S E 퍼포먼스(왼쪽), 뉴 X3 30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프로(오른쪽) 사진=각 사
내년 4월, 주요 수입차 업체들의 2025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 공시를 앞두고 업계의 시선이 글로벌 본사로 향하는 ‘자금 흐름’에 쏠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2025년 11월 누적 등록 데이터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지난해(2024년도) 재무제표를 교차 분석한 결과, 수입차 법인들의 자금 회수 전략이 해를 거듭할수록 정교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2026년 집행될 배당금 규모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올해(2025년)의 실적 추정이 선행돼야 한다. 환율 변동이나 마케팅 비용 등의 변수는 존재하지만, 통상적으로 수입차 업계에서 ‘판매량’은 ‘영업이익’을 가늠하는 가장 확실한 선행 지표다.

DART 공시에 따르면, 수입차 시장을 양분하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이하 빅2)는 지난 2024년 회계연도 기준 각각 2000억 원대의 견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시 양사의 합산 매출은 약 14조 원에 달했다.

올해 흐름도 여전히 견조하다. KAIDA 데이터상 2025년 11월 기준 양사의 누적 등록 대수는 6만~7만 대 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 업계 최대 성수기인 이번 12월 프로모션 실적이 추가 반영될 경우, 최종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는 작년(2024년) 수준을 상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를 토대로 추산한 2025년 당기순이익 역시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과거 평균 배당성향(약 30~50%)을 대입하면 내년(2026년) 본사로 향할 배당금은 합산 1000억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적 관점에서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배당(Dividend)’이 아닌 ‘수수료(Fee)’다. 배당은 순이익이 남아야 줄 수 있는 ‘결과값’인 반면, 로열티나 관리 수수료는 매출이 발생하면 비용으로 먼저 빠져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빅2의 2024년 감사보고서(올해 4월 공시) 주석 내 ‘특수관계자 거래’ 항목을 살펴보면, 본사 및 관계사에 지급하는 금액이 명시되어 있다. 물론 각 사의 정확한 로열티 요율은 대외비이나,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통상적인 브랜드 사용료율(0.5~1% 내외)을 적용해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올해처럼 매출 7조 원을 상회하는 실적이 예상될 경우, 보수적으로 1%의 요율만 적용하더라도 연간 약 700억 원이 영업비용(지급수수료, 기술사용료 등)으로 처리되어 송금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법인세 차감 전 비용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설령 배당금이 ‘0원’인 해에도 실질적인 현금은 본사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론 모든 수입차 업체가 이와 같은 고배당·고수수료 정책을 펴는 것은 아니다. 아직 시장 점유율 확대가 시급하거나 적자를 기록 중인 일부 브랜드는 이익을 본국으로 보내기보다 국내 인프라에 재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한국 수입차 시장의 과반을 점유하며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는 ‘빅2’의 상황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빅2의 경우 한국 시장이 이미 ‘성숙기(Maturity)’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공격적인 재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실현’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한다. 이것이 업계가 유독 상위권 브랜드의 자금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한국 수입차 시장은 2025년 11월 기준 법인차 구매 비중이 여전히 30%대를 상회할 정도로 안정적인 수요를 갖춘 고수익 시장이다. 기업이 정당한 이익을 본사로 회수하는 것은 자본주의 논리에 부합하나, 한국 시장에서의 위상에 걸맞은 ‘재투자’가 동반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내년 4월 공개될 감사보고서 분석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2025년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성향이 전년 대비 급격히 변동했는지 여부, 둘째, 특수관계자(본사)에게 지급된 수수료 총액이 매출 대비 적정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지다. 이 두 가지 재무 지표는 수입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단순한 판매 거점으로 보는지, 아니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파트너로 여기는지를 가늠할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게 분석가들의 판단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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