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지면서 자동차 산업이 붕괴 직전에 놓였다고 익스프레스가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시민들이 차량 구매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경제 전반에 걸쳐 타격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약 5개의 자동차 대리점이 문을 닫았고, 이는 전국 대리점 중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
이러한 러시아의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중국은 직접적인 이득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국립은행 총재 키릴로 셰브첸코는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현재 중국 IT 기업들이 러시아 앱 판매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러시아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이 중국 브랜드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라다(Lada)와 같은 현지 제조 모델은 경쟁력이 없다"고 지적하며, 러시아의 자동차 회사인 아브토바즈(AvtoVAZ)가 근무일을 줄이고 값싼 중국 수입품을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중국은 중앙아시아 전반에 걸쳐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6월,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에너지, 물류, 인프라 분야에서 170억 달러(약 23조 원) 규모의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셰브첸코 총재는 "서방의 제재로 인해 모스크바와 그 파트너들이 고립되면서 중국이 한때 서방이 차지했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자동차 딜러 협회 회장 알렉세이 포드셰콜딘은 오토뉴스(Autonews)와의 인터뷰에서 또 다른 30%의 대리점들이 재정적 압박에 직면해 폐쇄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경제 환경에서는 자동차 시장이 제조업체나 대리점 모두에게 수익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평균 자동차 브랜드는 연간 1만2900대만을 판매한다. 이는 미국 브랜드보다 28배 적은 수치지만, 브랜드 수는 거의 3배에 달한다. 2022년에는 60개의 자동차 브랜드만 등록되었지만,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의 대거 진출로 2025년에 124개로 급증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판매된 자동차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했다고 아브토스탯(Avtostat) 분석 센터의 부국장 드미트리 예레긴이 밝혔다.
한편, 중국 IT 기업들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기업들이 떠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러시아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러시아 IT 기업들 또한 직원을 해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제 전반의 암울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