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좋았던 시절의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백악관 갤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지지를 밝혔다. 최근 날 선 공방을 벌였던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할 때 놀라운 행보다. 특히 테슬라의 부진한 실적 발표 직후 나온 발언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아침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나는 엘론과 우리나라(미국) 내의 모든 기업이 번창하기를 원한다"고 게시했다. 그는 또 "모두가 일론이 미국 정부로부터 받는 대규모 보조금 중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를 빼앗아 일론의 회사를 파괴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건 아니다"라며, "그들이 더 잘할수록 미국도 더 잘하고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몇 주 전 둘의 설전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당시 트럼프는 머스크가 과거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 문제를 거론하며 테슬라를 포함한 머스크의 사업에 대한 정부 계약 종료와 중단을 위협하기도 했다. 머스크도 트럼프의 대규모 예산안을 "혐오스럽다"고 비난하며 신당 창당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트럼프 태도 변화는 테슬라 실적과 관련 있어 보인다. 테슬라는 23일 4~6월 분기 매출 12% 감소, 이익 16% 감소를 발표했다. 머스크는 여기에 내년까지 "힘든 분기"를 경고했다. 주가는 8.2% 급락했고, 올해만 24% 넘게 떨어졌다.
테슬라의 실적 부진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이다. 머스크의 우파 정치 행보로 고객 이탈이 있었다. 유럽과 중국 시장 경쟁도 치열했다. 여기에 트럼프의 대규모 예산안 통과로 테슬라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전기차 세금 공제가 폐지되고, 중국과 멕시코 등에 대한 관세로 수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머스크는 자율주행차 서비스와 로봇 사업에 집중해 상황을 뒤집을 계획이다. 지난 6월 텍사스에서 '로보택시'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고, 연말까지 미국 인구 절반에게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머스크는 "우리는 미국에서 많은 인센티브를 잃게 될 이상한 과도기에 있다"면서도, 내년 하반기 또는 연말까지 대규모로 자율주행이 실현된다면 테슬라의 경제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트럼프의 지지 발언도 주가 반등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