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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미니의 전기 반란, '에이스맨'…작지만 강한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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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육기자의 으랏차차] 미니의 전기 반란, '에이스맨'…작지만 강한 첫인상

레트로 감성 위에 전동화 감각 더한 컴팩트 전기 SUV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5-25 09:05

김예솔 아나운서가 미니 에이스맨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피디이미지 확대보기
김예솔 아나운서가 미니 에이스맨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피디
도심을 달릴 때면 사람들의 시선이 절로 쏠린다. 동글동글한 실루엣과 커다란 원형 헤드램프는 전통적인 미니의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품고 있지만, ‘에이스맨’은 분명히 새로운 시대의 미니다. 미니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크로스오버 SUV. 그 첫 주행에서 느껴진 건, 이 차가 단순히 작은 전기차 그 이상이라는 점이다.

외형은 익숙하면서도 새롭다. 미니 특유의 펑키한 디자인 언어를 바탕으로, 다소 각을 준 루프라인과 짧은 오버행, 그리고 전면 그릴을 대신하는 미니멀한 패널이 전동화 시대의 감각을 더했다. 20인치 휠이 다소 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캐릭터에 어울리는 사이즈다. 차체 길이는 4.1m 남짓, 쿠퍼보다 크고 컨트리맨보다는 확실히 작다.

실내는 말랑하고, 미래적이다. 에이스맨의 인테리어는 클래식과 하이테크의 절묘한 조합이다. 둥근 OLED 디스플레이 하나로 인포테인먼트와 클러스터를 통합했고, 전체적인 UX는 BMW의 iDrive보다는 미니만의 ‘감성’에 더 집중했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실제 스위치형 토글 버튼들이 남아 있어 조작감은 확실히 직관적이다. 재활용 소재를 쓴 직물 트림과 곳곳에 들어간 팝한 컬러는 미니의 개성에 충실하면서도 친환경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가속은 역시 출중하다. 시승한 모델은 프런트 모터 기반의 전륜구동,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0Nm의 단일 전기모터 사양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7초대 중반이면 도달한다. 즉답성과 짧은 회전 반경, 탄탄한 하체 세팅 덕분에 도심에서 운전이 꽤 즐겁다.

무게 중심이 낮고, 전륜구동 특성상 다소 언더스티어가 느껴질 수 있지만, 전체적인 차체 밸런스는 안정적이다. 미니 고유의 ‘고카트 핸들링’을 전기 SUV로도 유지하려 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진다.

공식 복합 주행거리는 약 400km 전후로, 일상적인 출퇴근과 주말 나들이에 충분하지만, 장거리 운행엔 잦은 휴식이 필요할 거 같다. 특히 추운 날씨에서의 실효 주행거리에 대한 검증은 더 필요하다. 충전은 130kW DC 급속 기준 약 30분 내 80%까지 가능하다.

미니 에이스맨 인테리어 사진=미니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미니 에이스맨 인테리어 사진=미니코리아

트렁크 공간도 컨트리맨 대비 확실히 작고, 뒷좌석은 성인 2명이 장시간 타기엔 다소 협소하다. 하지만 미니의 정체성을 생각하면 그 불편조차 하나의 ‘캐릭터’로 받아들일 수 있다.

에이스맨은 ‘쿠퍼 일렉트릭’과 플랫폼을 공유하면서도 분명한 성격 차이를 보인다. 쿠퍼가 전통적인 해치백에 가까운 ‘로우 앤 와이드’한 주행 감각을 보여준다면, 에이스맨은 조금 더 여유 있는 승차감과 높은 시야 확보가 강점이다. 특히 뒷좌석 공간과 시트 포지션은 에이스맨 쪽이 확실히 낫다.

반면 쿠퍼 일렉트릭은 차체가 더 낮고, 무게 배분이 잘 돼 있어 와인딩에서의 움직임이 더욱 날카롭다. 엔트리 EV로서의 개성과 ‘미니다움’을 유지하는 쪽은 쿠퍼, 반대로 실용성과 여유, SUV 시장 확대를 노린 쪽은 에이스맨이라는 포지셔닝이다.

에이스맨은 미니 브랜드의 새로운 전략을 집약한 상징적 존재다. BMW 그룹은 미니를 2030년까지 완전한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에이스맨은 그 첫 번째 크로스오버 EV로서 이 전환의 교두보 역할을 맡는다.

이전에도 ‘미니 일렉트릭(쿠퍼 SE)’ 같은 모델이 있긴 했지만, 플랫폼부터 완전히 전동화에 맞춘 모델은 에이스맨이 처음이다. 미니는 앞으로도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통해 ‘작지만 강한’, 그리고 ‘개성 넘치는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동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듯하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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